노영민 및 靑비서관 5명 사의…매물 거둬들이더니 강남 아파트 지키나

입력 2020-08-07 18:04   수정 2020-08-08 11:20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비서실 소속 수석비서관 5명 전원이 사의를 표명했다.

청와대 측에 따르면 7일 오전 비서실장 산하에 있는 강기정 정무수석, 김조원 민정수석, 김외숙 인사수석,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김거성 시민사회수석 등 5명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일괄적으로 사의를 밝혔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비서실 소속 수석비서관 5명 전원이 오늘 오전 문대통령에게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야권은 청와대 수석비서관 5명의 사의 표명에 대해 "직이 아닌 집을 택했다"며 맹비난하고 나섰다.

황보승희 미래통합당 의원은 SNS에 올린 글에서 "국민, 청와대 수석에게 뒤통수 맞았다"는 글을 올렸다.

황보 의원은 "국민은 뒤통수 맞아 어지러울 지경"이라며 "결국 집이 최고다. 집값 잡겠다고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더니 부동산 불패만 입증하고 떠난다"고 꼬집었다.

이어 잠실 아파트를 내놓으면서 실거래 최고가 대비 2억원 넘게 비싼 호가를 불러 비판을 받은 김조원 민정수석에 대해서는 "어제 급하게 매물 거둔 이유가 이거 때문인가"라고 적었다. 김 수석이 사의 표명을 앞두고 매물을 거둔 게 아니냐는 의혹제기다.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도 구두 논평을 통해 "대충 위기를 모면하고자 하는 보여주기식 꼬리 자르기"라며 "'강남 두 채' 김조원 수석은 결국 집을 택했다"며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또 "이번 발표를 보면 국정 실패에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 빠져 있다"면서 "국민에게 덫을 놓은 부동산 실정의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민주주의와 법치를 앞장서서 무너뜨린 추미애 법무부 장관, 방송의 중립성을 훼손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부터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외숙 수석은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부산 해운대 아파트와 오산 아파트를 가진 2주택자로 매각을 줄곧 시도해 왔지만, 거래가 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김거성 수석은 경기도 구리 교문동 아파트와 서울 은평구 다세대주택을 본인 명의로 보유하고 있다. 올해 3월 공직자 재산신고 당시엔 은평구 다세대주택이 철거 후 재건축 중으로 거래금지 기간에 해당한다는 사정을 밝혔고, 이에 구리 아파트를 매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논란이 된 김조원 민정수석은 서울 도곡동 도곡한신아파트, 부인 명의 송파구 잠실동 갤러리아팰리스 등 두 채를 보유했다. 이중 잠실 아파트를 부동산에 매물로 내놓았지만, 이 아파트의 실거래 최고가보다 2억여원 높게 책정한 22억원에 내놓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실제 처분 의사가 없는 꼼수'는 비판에 직면했다.

최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재산 신고 내용을 바탕으로 전·현직 청와대 참모진 65명의 아파트와 오피스텔 가격 변동을 조사한 결과, 평균 3억 원 이상 재산이 불어났다며 정부가 과연 집값을 잡을 의지가 있다면 강력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노 실장도 서울 반포와 충북 청주에 각각 1채씩 아파트를 보유한 상태였으나 "반포 아파트를 처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가 45분 만에 "반포 아파트가 아닌 청주 아파트를 팔기로 한 것"이라고 내용을 정정했다.

청와대 대변인의 이같은 브리핑 정정 소동은 '노 실장이 똘똘한 한 채를 보유하려 한다'는 논란으로 이어졌고, 6·17 대책을 포함한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맞물려 여론 악화로 이어졌다.

정부와 여당이 집값을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청와대 참모 스스로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신뢰도를 떨어뜨려왔다는 비판이 이어졌고 결국 청와대 비서관들의 집단 사의까지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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