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항모·핵잠수함 수주 '물밑 경쟁'

입력 2020-08-16 17:46   수정 2020-09-29 15:22

국방부가 경항공모함과 핵잠수함 건조 계획을 공식화하면서 조선업계와 방위산업계가 분주해졌다. 건조 비용으로만 10조원 이상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인 데다 레이더와 미사일 등의 발주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고도의 기술력을 요하는 경항모와 핵잠수함을 성공적으로 건조하면 한국산 무기의 수출길도 더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10일 국방부는 향후 5년간 군사력 증강과 전력운용 계획을 담은 ‘2021~2025년 국방중기계획’을 공개했다. 사업비만 총 300조7000억원에 달하는 중기계획에는 3만t급 경항모와 4000t급 핵추진 잠수함, 북한 장사정포에 대응할 ‘한국형 아이언돔’ 개발이 포함됐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항모와 핵잠수함 건조 사업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맞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함정 건조 비용에만 약 1조8000억~2조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항모 수주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한발 앞서 있다. 현대중공업은 작년 10월 해군과 ‘대형수송함(LPX)-Ⅱ 개념설계 기술지원 연구용역’ 사업 계약을 맺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개념설계가 최종 수주까지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군함 건조 경험이 많은 대우조선해양이 승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핵잠수함은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국내 최대 함정설계기술인력(500여 명)과 최대 건조설비를 보유하고 있고, 장보고-Ⅲ급(3000t) 등 국내 최대 규모 잠수함을 건조한 경험도 있다. 국방부는 척당 1조원 이상이 투입될 4000t급 핵잠수함을 3척 이상 확보할 계획이다.

함정의 두뇌이자 중추신경이라고 할 수 있는 전투체계 수주전에는 한화시스템, LIG넥스원 등이 맞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투체계에는 첨단 레이더, 소나(음향탐지장비), 적외선탐색 추적장비 등이 포함된다. 한화시스템과 LIG넥스원은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전투체계 수주전에서도 경쟁하고 있다. 핵잠수함의 미사일 발사대는 한화디펜스가 맡을 가능성이 높다.

방산업계는 이번 사업이 ‘수주절벽’에 시달리는 국내 조선·방산업계에 ‘단비’가 되면서 함정 건조 산업 생태계가 한 단계 발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무기 수주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건조 및 운용 경험”이라며 “이번 사업을 계기로 잠수함 수출이 본격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2011년 처음으로 인도네시아에 잠수함 3척을 수출한 뒤 작년 1조원대(3대) 추가 건조 계약을 따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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