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 '대구악몽' 재연 우려…경제 'V자 반등' 기대에 찬물

입력 2020-08-16 17:25   수정 2020-09-29 15:17


‘47명→85명→155명→267명’(8월 12~15일)

‘16명→74명→190명→209명’(2월 20~23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지난 15일 하루에만 267명 늘면서 ‘2차 팬데믹(대유행)’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월 대구 신천지 교회발(發) 대유행 당시보다 확산 속도가 더 빠른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2월 20일 하루 16명이던 신규 확진자는 불과 9일 뒤 909명으로 폭증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수도권 깜깜이 감염자가 급증한 상황에서 황금 연휴까지 겹쳐 지역 간 이동이 급증한 만큼 전국적 대유행으로 번질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경제계에서는 코로나 2차 확산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던 소비심리를 다시 위축시켜 경제 V자 반등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제기된다.
“1차 유행보다 빠르다”
지난 13~15일 사흘 동안 발생한 국내 신규 확진자 수(해외 유입 제외)는 507명이다. 13일 85명이던 신규 확진자는 다음날 82% 늘어난 155명을 기록했다. 하루 뒤인 15일엔 다시 72% 늘어 267명이 됐다. 확산 속도는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폭발했던 2월의 1차 대유행 때보다 더 빠르다. 당시 국내 31번째 환자(신천지 신도)가 확진 판정을 받고 이틀 뒤인 20일부터 확산세가 시작됐다. 16명이던 지역 감염자는 이튿날인 21일 74명으로 급증했다. 22일엔 190명으로 늘었고, 다음날엔 209명으로 처음으로 200명을 넘어섰다.

1차 유행과 같이 교회 등 ‘지인 간 모임’에서 확산세가 시작됐다는 점도 걱정거리다. 2월엔 신천지대구교회와 부산 온천교회가 발화점이었다면 이번엔 전광훈 목사의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경기 용인 기흥구 우리제일교회가 문제가 됐다. 두 교회의 누적 확진자는 이날 낮 12시 기준 각각 249명과 126명이다. 사랑제일교회의 경우 신도들이 전국 각지에서 모여 전국 확산 가능성도 높다.
“전파 속도 빠른 수도권에서 유행”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 인구 절반이 밀집돼 있어 전파 속도가 대구·경북보다 더 빠르고 피해 규모도 훨씬 클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 지역 확진자는 지난 12일 41명, 13일 69명, 14일 139명, 15일 237명으로 늘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최근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감염병 ‘재생산지수’는 1.5를 넘었다. 비수도권은 1 미만이다. 재생산지수란 감염병 환자 1명이 바이러스를 몇 명에게 옮기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현재 대규모 재유행의 초기 단계”라며 “현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며 추가적인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범정부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에서 시작된 코로나19 2차 유행은 전국으로 퍼지고 있다. 비수도권 확진자는 15일 22명으로 전날(10명)보다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광주에선 유흥주점 손님과 종사자 다섯 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광주시는 이날 지역 유흥업소에 집합 금지 명령을 내렸다.

사람이 많이 다니는 호텔과 물류센터, 카페 등이 주요 전파지다. 확진자 커플이 3시간 머문 스타벅스 경기 파주야당역점에선 29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 한식당 온달은 직원 한 명이 14일 밤 확진 판정을 받아 임시 휴점했다.

이재갑 한림대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본인이 감염된 사실을 모르고 다른 지역으로 휴가를 갔다가 해당 지역에 코로나19를 전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 반등에도 차질 우려
코로나19 확산으로 3분기 ‘V’자 반등을 노리던 한국 경제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방역 강도를 높이면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데 효과적이지만 경제를 위축시키는 부작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2주간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으로 우선 대면접촉 업종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숙박음식업, 교육서비스업이 대표적이다. 코로나19 사태 직후인 지난 2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6.0%, 서비스업 생산은 3.5% 급감했다.

장마 등 집중호우 영향으로 이미 7월 말~8월 초 상당수 업종에서 조업일수가 줄어든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산세까지 겹쳐 3분기 경기 반등폭이 크지 않을 가능성도 높아졌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소비 둔화와 수출 문제까지 고려하면 경기의 전체 분위기는 ‘L’자에 더 가깝다”고 말했다.

국내외 기관들의 경제성장률 재조정도 나타날 수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이 2분기까지 코로나19 대응을 잘했다고 평가하며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2%에서 -0.8%로 상향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심각해지면 성장률을 다시 하향할 수 있다. OECD는 이 전망치를 발표하면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지 않아 3분기부터 경제가 회복되는 시나리오를 가정했다.

김우섭/민지혜 /강진규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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