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아제강은 오는 2023년 1분기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해 연 100개 이상의 모노파일을 판매, 연간 5000억원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영국 연간 모노파일 수요량의 절반 규모에 해당한다.
모노파일이란 쉽게 말해 해상풍력발전의 중심을 잡아주는 강철 기둥이다. 해상풍력발전기는 바닷 속에 아파트 30~40층 높이(60~100m)의 강철 기둥을 박은 뒤, 그위에 선풍기 모양의 블레이드와 터빈을 올리는 방식으로 건설한다. 지름이 200m에 달하는 블레이드를 지탱하면서 거센 파도를 버텨야하기 때문에 내구성과 내식성이 중요하다. 초대형 후판 3~4장을 용접해 제작하는 모노파일은 고도의 용접기술이 필요하다. 영국 정부는 용접기술이 뛰어난 글로벌 기업들을 물색하다가 한국의 세아제강을 파트너로 낙점했다. 세아제강은 2017년 이후 대만 등 10곳의 프로젝트에 기초구조물을 납품한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게리 그림스톤 영국 산업전략부 부장관은 "해상풍력 사업자들과 조기 계약 주선, 최적의 공장 입지 선정, 연구개발(R&D) 사업 제공 등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세아제강은 영국 공장 설립을 계기로 세계 해상풍력발전 구조물 시장 1위 업체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세아제강지주 작년 매출(2조6439억원)에서 해상풍력 관련 매출은 4%(약 1000억원)에 불과했지만 중장기적으로 이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번 영국 프로젝트는 세아그룹의 오너 3세인 이주성 세아제강지주 경영총괄 부사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사장은 신재생에너지 시장에 회사의 미래 먹거리가 있다고 판단, 전담 조직을 구성해 해외영업과 마케팅을 총괄해왔다. 이 부사장은 협약식에서 "해상풍력 사업을 더욱 전문화해 글로벌 시장의 톱 플레이어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세아그룹은 두 개의 지주사를 세워 사촌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창업주 이종덕 명예회장의 장손이자 고(故) 이운형 회장 장남인 이태성 부사장이 특수강 분야를 담당하는 세아홀딩스(세아베스틸·세아특수강)를, 이운형 회장의 동생인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의 장남 이주성 부사장은 강관 및 판재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세아제강지주(세아제강)를 담당하고 있다. 1978년생인 이주성 부사장과 이태성 부사장은 동갑내기 사촌지간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사업을 계기로 이주성 부사장이 경영전면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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