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룬GC 첫 만남에 짐 싼 女 선수들

입력 2020-08-23 18:15   수정 2020-08-24 00:31

1878년 개장한 스코틀랜드 로열 트룬GC는 남자골프(PGA)투어 메이저 ‘디오픈’을 아홉 번 개최한 명문 코스다. 깎아지른 수직벽 안에 웅크린 항아리 벙커, 허리까지 차오르는 관목숲, 쉴 새 없이 불어오는 바닷바람, 갑자기 떨어지는 빗방울….

스코틀랜드 링크스 코스 특유의 거친 환경으로 명성이 자자한 이 코스는 올해 처음으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정규 투어에 문호를 개방했다. 처음 코스를 경험한 여자선수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5년 만에 AIG 여자오픈 대회 우승에 도전한 박인비는 지난 20일 개막한 이 대회에서 사흘 동안 4오버파(공동 13위)를 쳤다. 54홀 4오버파는 지난해 4월 메이저 대회인 ANA인스퍼레이션에서 5오버파를 친 이후 최악의 성적. 하지만 그는 거뜬히 커트를 통과했다. 본선 통과 커트라인이 9오버파였기 때문이다. 9오버파는 LPGA투어 올 시즌 가장 ‘높은’ 커트 통과 성적.

박인비는 “악천후가 아니어도 언더파를 칠 만한 코스가 아니다. 한 번의 실수가 결정적일 수 있어서 5, 10타 차도 뒤집힐 수 있을 만큼 까다로운 코스”라고 말했다.

여러 스타급 선수들이 일찌감치 짐을 쌌다. 지난주 스코틀랜드여자오픈에서 3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물오른 샷감을 과시한 ‘엄마 골퍼’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물론 ‘장타 여왕’ 렉시 톰프슨(미국)이 이틀간 나란히 11오버파를 쳐 주말 라운드를 뛰지 못했다. 사흘 내내 모두 언더파를 친 선수는 한 명도 나오지 않았고, 오히려 이틀간 20오버파를 넘긴 선수가 두 명이나 됐다.

호주 동포 이민지(24)는 정교한 컨트롤 아이언샷으로 사흘간 1언더파를 쳐 공동 2위로 우승 경쟁에 합류했고,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23)는 드라이버를 컨트롤 샷으로 바꿔 페어웨이를 지키는 데 주력한 끝에 2오버파 공동 7위로 선두 경쟁을 이어갔다.

거친 코스를 가장 잘 다룬 선수는 소피아 포포프(독일)다. 포포프는 대회 3라운드까지 4타를 줄여 중간합계 4언더파 단독 선두에 올랐다. 2위 그룹과는 3타 차.

올해 28세인 포포프는 세계 랭킹이 304위인 무명 선수다. 우승 경력도, 시드권도 없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많은 선수가 대회에 불참하면서 빈자리를 메우다 우승 기회까지 잡았다.

전인지(26)도 박인비와 같은 4오버파 공동 13위로 3라운드를 마쳤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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