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인치 파운드리는 2000년대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유행했다. 12인치(300㎜) 웨이퍼보다 크기가 작은 만큼 원가도 낮았다. 하지만 ‘미세공정’이 발전하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12인치 웨이퍼에서 더 많은 반도체를 생산하는 게 비용 측면에서 훨씬 유리해졌다. 대만 TSMC, 삼성전자 등 상위권 파운드리업체들은 8인치보다 12인치 사업에 주력한다. 미국 퀄컴 등 팹리스(설계 전문 업체)의 주문을 받아 스마트폰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등을 대량 생산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반도체산업 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는 중국에서 1~2년 새 중소 팹리스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것도 8인치 수요 증가에 영향을 줬다.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는 충북 청주공장에 있는 장비를 중국 우시로 옮겨 연말 본격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비대면 경제 확대로 최근 PC, 서버 관련 반도체 주문이 밀려드는 것도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노트북용 PMIC와 웹캠, 노트북용 이미지센서 수요가 꾸준하다”고 설명했다. 장비가 오래돼 감가상각 부담이 없다는 점도 이익 급증을 뒷받침했다.
TV용 LCD는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삼성디스플레이가 내년부터 ‘생산 중단’을 선언한 사업이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광저우공장에서 LCD 생산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 때문에 LG디스플레이가 조용히 웃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사 관계자는 “TV용 LCD 사업 비중이 과거보다 낮아졌지만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LCD 가격 상승은 3분기 실적 개선에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택근무, 원격수업 확대의 직접적 수혜 품목인 노트북 사업 역시 ‘효자’로 떠오르고 있다. 올 2분기 국내 PC·노트북 판매량은 1456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46.3% 급증했다. PC 사업 철수설에 시달렸던 삼성전자는 신제품 ‘갤럭시북’을 출시하며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