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반민정 "제 사건에 김정균 연루, 저도 놀랐죠"

입력 2020-08-24 10:25   수정 2020-08-24 10:43


조덕제 2차 가해 재판 현장에서 성추행 피해자 반민정을 만났다.

조덕제가 2015년 4월 영화 촬영 중 반민정을 성추행하고, 무고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지 벌써 2년이 흘렀다. 재판 과정에서 '여배우가 유명 프렌차이즈 식당에서 식중독에 걸렸다며 거액의 요구했다'는 가짜 뉴스로 시작된 2차 가해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조덕제의 지인이자 가짜뉴스를 작성한 혐의로 개그맨 출신 기자 이재포가 법정구속되고, 지난 2월 법원에서 조덕제에게 "반민정 성추행 사건과 '이재포 가짜뉴스'와 관련된 허위 사실을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직접 게시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게시하도록 하여서도 아니된다"며 "해당 사항을 위반할 경우 위반행위 1일당 100만 원씩 지급하라고 판결"했음에도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 21일 배우 김정균이 증인으로 출석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더욱 관심을 모았던 조덕제와 동거인 정모 씨의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등 혐의에 대한 공판을 하루 앞두고 조덕제는 자신의 유튜브 커뮤니티에 "반민정이 식중독을 이유로 보험사로 부터 200여 만원 보상 받았다"면서 "제가 이재포와 공모했다는 주장도 개연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재판을 마친 후에도 "반민정이 (보상액으로) 600만 원을 요구했다면 고액을 요구했다고 할 수 있다"는 글을 게재했다.

김정균은 반민정의 식중독 사건을 조덕제에게 알린 인물로 알려졌다. 조덕제 측은 이재포가 '가짜뉴스' 작성 혐의로 법정구속까지 당하고,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식당주인도 "(반민정이) 거액 요구한적 없고 원만히 정상 보험처리했다"고 진술했음에도, "반민정은 블랙컨슈머가 맞다"고 주장하면서 이 모든 얘길 김정균에게 들었다는 입장이다.
"김정균씨 이름 언급, 저도 놀랐어요"


반민정은 학교 동문 행사에서 한두 번 인사한 게 전부였던 선배 배우 김정균이 자신의 사건에서 언급되면서 "나도 놀랐다"면서 당시 상황을 전했다.

"성범죄 1심 재판이 종결을 앞두고 조득제 측에서 '증거를 더 가져오겠다'면서 시간을 더 달라고 했어요. 그 이후 식중독 사건이 가짜뉴스로 알려졌죠. 처음엔 너무 이상했어요. 식중독 사건은 제가 주변 지인들에게도 '아팠다' 정도로만 얘기했지, 구체적으로 자세하게 말한 적이 없는데 어떻게 조덕제 측이 알까 싶었죠. 그때가 2016년이었는데 식중독은 2014년에 있었고요."

김정균의 이름은 이후 이재포에 대한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거론되기 시작했다. 이재포와 조덕제 모두 해당 사건을 "김정균에게 들었다"고 주장했던 것.

뿐만 아니라 조덕제는 해당 사건과 관련된 수사에서 "김정균에게 식당 주인 전화번호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이는 그동안 2차 가해 게시물에서 '식당 주인이 억울해하며 나를 찾아왔다'는 취지의 조덕제의 주장을 스스로 뒤집는 것. 뿐만 아니라 "그냥 들은 걸 흘러가는 말로 전한 것일 뿐"이라는 김정균의 말과도 대척된다.
"피해자 폄훼, 성범죄 가해자 승소 위한 '매뉴얼'"


"식중독 사건과 성범죄 사건은 전혀 연관이 없고, 2년 전 사건이며, 제가 식중독에 걸려 보험처리되는 과정은 절차대로 원만하게 진행됐어요. 그 사건을 끄집어내 2년 만에 '꽃뱀녀', '갈취녀' 프레임을 씌운 거죠. 그리고 그 가짜기사들은 모두 조덕제 성추행 1심 재판에 증거라고 제출되었어요. 심지어 저를 경찰에 '보험사기'로 고발한 진정서까지 제출하며 공격했습니다.“

가짜뉴스가 나가고 난 뒤 이재포와 함께 그 뉴스를 작성한 김모 씨가 경찰서 반민정을 보험사기 등의 혐의로 진정서를 제출했다. 알고 보니 이는 조덕제와 정 씨가 사전에 작성한 고발장을 기반으로 한 것이었다. 조덕제, 정 씨, 이재포, 김 씨가 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완성한 고발장을 정 씨의 부탁으로 김 씨가 대신 제출한 것. 이 모든 건 검찰의 포렌식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2년 전 식중독과 성범죄는 전혀 관련 없는 사건인데 재판까지 미루며 피해자를 폄훼하기 위한 자료로 쓴 거죠. 후에 알게 된 건데, 이런 것이 성범죄 가해자들이 재판에서 승소하기 위한 '매뉴얼'이라고 하더라고요."
김정균 "원만한 해결 원한다" vs 반민정 "사과 먼저 하셨으면"

가짜뉴스가 보도된 후 몇 달 안 돼 진행된 1심 선고에서 조덕제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반민정은 "이전까지 재판이 조덕제의 유죄 취지로 돌아가고 있었는데, 이런 결과가 나온 건 가짜뉴스 때문인 거 같다"면서 "그때 조덕제가 거짓 주장으로 사람들을 속이면 된다고 생각하게 되고, 지금의 상황까지 이어지게 된 기반이 된게 아닌가 싶다"면서 지루한 법정 싸움에 대한 속내를 털어 놓았다.

특히 그 소스를 제공한 김정균이 "두 사람다 아는 사람이니 원만하게 해결했으면 한다"고 말한 부분에 대해서도 "원만한 해결을 원했다면 왜 그 사건을 처음 알았을 때부터 저에게 연락하지 않았나. 제 입장에서는 재판에서 피해자를 공격하라고 가해자에게 유리한 소스를 준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식중독 관련 가짜뉴스가 일파만파 퍼지면서 대학원 선배에게 조덕제와 김정균 씨가 친하다는 얘길 들었어요.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문자로 친분이 있는지 물어봤어요. '조덕제와 안 친하다'고 답변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전 그 말을 믿고 잊고 있었죠."

다만 김정균의 행동에 의도가 있었다고 단정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지인을 위한 잘못된 선의로 실수를 할 수 있다고 본 것.

"가짜뉴스가 나오고 4년이 지났어요. 1심 성범죄 재판 과정에서 이뤄진 김정균 씨의 행동으로 지금까지 전 괴롭힘을 당하고 있어요. 재판부의 판단을 흐리게 한 행동을 했지만, 그럼에도 김정균 씨를 원망하고 싶진 않아요.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싶으니까요. 하지만 중요한 건 그 다음입니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진심으로 사과하셨으면 좋겠어요. 이런 일이 또 반복돼선 안되잖아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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