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사회로 나가는 딸·아들에게

입력 2020-08-25 17:08   수정 2020-08-26 00:16

이번에는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하면서 느꼈던 생각을 적어 보려고 한다. 실수, 시행착오, 아쉬움이 남는 경험들의 단상이다.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하거나 취업을 준비 중인 딸, 아들에게 하는 당부와 격려의 말이기도 하다.

내가 처음 경험한 사회는 책에서 배웠던 것과는 사뭇 달랐다. 놀라웠다. 지금까지 배워온 ‘양의 세계’와는 다른 ‘늑대의 세상’이 보였기 때문이다. ‘늑대의 세상’도 사람 사는 곳이기에 나름 질서가 있고 규칙은 있었다. 이런 새로운 신세계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준비가 필요하다. 기회는 준비한 사람만이 잡을 수 있다는 말 또한 정확하다.

먼저, 세상을 객관적으로 보는 눈이 있어야 한다. 역사의식, 시대정신, 사회에 대한 비판적 사고 같은 것들을 포함한다.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조금은 유연한 생각이 필요하다. 뚜렷한 자기 주관이 있어야 하지만 아집이어서는 곤란하다. 대부분의 사람이 “맞다”고 하면 그게 정답인 경우가 많았다. 남의 말을 경청해서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줄여야 한다. 그리고 직급이 올라갈수록 본인이 웃기는 소질이 있어 주변에서 웃는 게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건강이 기본이라는 것은 더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 이와 함께 사고의 건강함도 중요하다. 건전한 사고력은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책도 읽고 세상 사는 이치에 대한 고민도 하면서 만들어진다. 인터넷과 모바일은 많은 지식과 세상 이야기를 편리하게 전해준다. 그러나 사고의 깊이를 더하는 데는 역시 책과 신문이 도움이 된다.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商量)은 생각을 건강하게 만든다.

자기 분야에서는 최고 전문가가 돼야 한다. 담당하는 일에 대해서는 자신이 세상에서 제일 고민하는 사람이라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결과 또한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 주변에서 많은 조언이 있을 수 있지만 결정은 본인이 하는 것이다. 전문성이 바탕이 돼야 실수하지 않는다.

자기 스스로와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내가 또는 내가 하는 일이 세상을 바꾸고 우리의 삶을 바꾼다”는 생각을 가졌으면 한다. 이런 슬로건은 미국의 실리콘밸리나 창업 현장에만 있는 게 아니다. 각자 하는 공부, 새로운 시도, 일상 업무, 봉사 등 모든 일은 의미가 있다. 새로운 방식과 창의적 생각이 사회를 긍정적인 변화로 이끈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새롭게 다가오는 사회에 대한 기대와 함께 두려움이 있을 것이다. 충분히 생각하고 과감하게 선택하면 된다. 조금 늦더라도 괜찮다. 선택한 그 길로 뚜벅뚜벅 가기를 바란다. 우리 젊은이들의 선택을 믿고 존중하며 마음으로부터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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