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차박 우리도 가요"…'끝판왕' 뉴 카니발 타보니 [신차털기]

입력 2020-08-26 10:18   수정 2020-08-26 15:04



아빠차라고 불리는 미니밴은 차박·패밀리카의 끝판왕으로 불린다. 여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비교해도 넓고 여유로운 공간을 갖춰 가족 모두가 타거나 짐을 가득 싣고 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SUV에선 유독 비좁은 3열 좌석도 미니밴 3열이면 여유롭게 누울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여기서 코로나 시대, 미니밴만의 매력이 폭발한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인기가 오르고 있는 '차박(차량 숙박') 여행이 가능할만큼 넓고 편안한 실내 공간이 빛을 발하는 것이다.

이미 정식 판매 전부터 차박차(車)로 높은 관심을 끈 차가 있다. 바로 기아차가 최근 선보인 4세대 뉴 카니발이다. 기자가 직접 만나본 신형 카니발은 차박과 패밀리카 수요를 모두 흡수하는 '역대급 끝판왕'의 매력을 자랑한다.

미니밴 특유의 여유로운 공간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물론, 대형 SUV를 연상시킬 정도로 준수한 첨단·편의사양과 품질을 갖추고 있었다. 상용차에 뿌리를 둔 R엔진을 탑재했던 이전 세대보다 주행질감도 크게 개선됐다.

이미 4세대 카니발은 출시 전부터 국내 자동차 판매 사상 최단시간 최다 예약 신기록을 세웠다. 지난달 28일 사전계약 접수를 시작한 4세대 카니발이 하루 만에 2만3006대, 이달 14일까지 3만2000대가 계약되는 기염을 토할만한 이유가 충분했다는 사실을 실제로 차량을 타보며 확인할 수 있었다.

시승은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부터 경기 남양주 동화컬처빌리지까지 왕복 약 70km 구간으로 이뤄졌다. 실물로 본 신형 카니발은 외관부터 당당한 디자인을 하고 있었다. 크롬 장식으로 마감된 그릴과 헤드램프는 강인한 전면부 인상을 만들었고, 입체적 패턴의 C필러 가니쉬는 자칫 밋밋할 수 있었던 측면 디자인에 개성적인 포인트가 됐다. 후면부는 일자형으로 이어진 리어 램프가 탑재됐다.


신형 카니발은 신형 N3 플랫폼이 탑재되면서 이전 세대 대비 덩치도 약간 커졌다. 신형 카니발의 전장·전폭·전고는 5155·1995·1740mm로 이전 세대 대비 전장과 전폭이 각각 40·10mm 늘었다. 축간거리 역시 3060mm에서 3090mm로 소폭 길어졌다. 수치상 차이보다 눈에 띄었던 것은 실내 디자인이다. 시승 차량은 7인승인 카니발 리무진이다.

차량 문을 열자 새들 브라운 색상의 나파 가죽 시트와 12.3인치 클러스터, 12.3인치 센터 디스플레이가 통합된 파노라마 디스플레이가 눈에 들어왔다. 신형 아반떼에 적용된 바 있는 파노라마 디스플레이는 보다 다양한 정보를 직관적으로 전해줬다. 도어부터 대시보드까지 차량 전면이 둥글게 이어지는 고급스러운 디자인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 기아차는 거대한 우주선을 모티브로 삼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열과 3열 좌석도 고급스럽긴 마찬가지였다. 특히 2열에 설치된 프리미엄 릴렉션 리트는 '상석'이라 부르기에 아쉬움이 없었다. 기아차의 설명과 달리 버튼 한 번에 편안한 각도가 맞춰지진 않았다.

시트 바깥쪽 레버를 당기고 엉덩이에 안쪽으로 밀면 시트가 차 중심에 가깝게 당겨 고정된다. 이후 각도 조절 버튼을 누르면 무중력 상태에 가깝도록 시트가 눕혀졌다. 시트가 몸을 적절하게 잡아줘 자세는 매우 편안했지만, 성인이 레그서포트까지 이용하려면 1열 좌석을 약간 앞으로 당겨야 했다.

3열 좌석은 무릎과 2열 좌석 사이에 주먹 하나가 들어갈 정도로 여유로운 공간이었다. 특히 대형 SUV는 바닥이 높아 다리가 불편한 경우가 많지만, 신형 카니발은 1열부터 3열까지 바닥 높이가 동일해 편히 앉을 수 있었다. C필러 뒤쪽 창이 이전 세대에 비해 69mm 낮춰지며 더 높은 개방감을 줬고 후석 대화 시스템이 카니발 최초로 탑재돼 앞 좌석과 대화하기도 편리했다.


특히 3열 시트는 차량 내 수납이 가능한 싱킹 시트였는데, 패밀리카나 차박 캠핑에 매우 용이한 기능이었다. 시트를 펴면 트렁크에는 성인 팔꿈치 정도 깊이의 수납 공간이 추가로 마련된다. 차량 좌석을 모두 사용하면서도 짐을 더 실을 수 있는 셈이다. 3열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스트랩을 한 번 당겨 시트를 손쉽게 접고 해당 공간에 넣어둘 수 있다. 이 경우 2열 뒤로 성인도 누울 수 있을 정도의 평평한 공간이 확보된다.

주행 질감은 여느 대형 SUV보다 부드러운 편이었다. 풍절음이나 노면 소음, 엔진 진동 등은 실내로 유입되지 않았다. 기존 카니발은 상용 디젤엔진인 R 엔진을 탑재했지만 이번 카니발은 대형 SUV에 탑재되던 스마트스트림 엔진을 장착했다. 엔진을 바꾸면서 소음과 진동이 대폭 줄었고, 새로운 N3 플랫폼으로 무게중심도 낮췄다. 신형 일반적인 속도로 주행할 경우 쏘렌토, 모하비 등 기아차 SUV보다 정숙했는데, 가속 상황에서도 굼뜨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노면 충격도 보다 잘 흡수했다. 최근 이어진 장마로 시승 구간인 도로 곳곳에는 포트홀이 존재했다. 주행 중 몇 차례 밟기도 했다. 여느 SUV라면 쿵쾅대는 소음과 충격이 발생했겠지만, 신형 카니발은 몸이 살짝 들썩이는 것 외에는 별다른 충격이 없었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의 반자율주행 기능도 준수했다. 주행 중 핸들을 놓자 곧바로 핸들을 잡으라는 경고가 나오긴 했지만, 다소 크게 휘어진 곡선 구간도 별다른 문제 없이 주행했다.


큰 덩치 때문에 카니발 운전이나 주차에 부담을 느끼는 운전자도 반자율주행 기능과 어라운드뷰 등의 보조를 받으면 수월하게 몰 수 있다. 주행 중 연비도 공인 연비인 12.6 km/L를 뛰어넘는 15.1km/L를 기록했다. 주행 구간에 고속도로 비중이 높았던 점을 감안해도, 실 주행에서 공인 연비는 쉽게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스티어링 휠의 포지션 변경이 제한적인 범위에서만 가능했고, 위치상 디지털 클러스터를 다소 가린다는 점은 아쉬웠다.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부착돼 속도만이라도 알려줬으면 더 편리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유행하는 앰비언트 라이트도 아쉬운 점이다. 신형 카니발에는 흰색 격자무늬 앰비언트 라이트만 이용할 수 있는데, 형형색색의 빛을 내는 선으로 실내를 감싼 다른 차들에 비교하면 부족한 편이다.

그럼에도 신형 카니발의 운전 편의성과 실내 공간 등을 감안하면 이러한 아쉬움은 배부른 투정으로 보일 정도다. 4세대 카니발 가격은 트림에 따라 3160만~4354만원이다. 중형 SUV인 신형 쏘렌토(3024만~4113만원)와 가격대가 일부 겹치기에 가족이 많거나 차박을 즐겨 대형 SUV를 고민하고 있다면 같이 살펴볼 가치가 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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