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강요 미수 의혹’을 수사하면서 한동훈 검사장과 육탄전까지 벌여 독직폭행 혐의로 감찰을 받고 있는 정진웅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1부장검사는 광주지검 차장검사로 승진했다. 정 부장검사는 최근 피의자로 전환돼 검찰 조사를 받을 처지에 놓였음에도 이날 승진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똑같은 피의자인데도 한동훈 검사장은 법무연수원으로 사실상 대기발령시켜 놓고, 정 부장검사는 승진시킨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했다.
그동안 정 부장검사에 대해 감찰을 진행한 정진기 서울고검 감찰부장은 대구고검 검사로 자리를 옮긴다. ‘채널A 강요 미수 의혹’ 사건을 두고 이 중앙지검장과 이견을 보인 박영진 대검 형사1과장은 울산지검 형사2부장으로 이동한다. 두 검사는 사실상 좌천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중앙지검장의 최측근으로 통하는 김욱준 서울중앙지검 4차장은 같은 청 1차장으로 이동한다. ‘채널A 강요 미수 사건’을 지휘하게 됐다. 추 장관의 ‘입’ 역할을 한 구자현 법무부 대변인은 서울중앙지검 3차장을 맡게 됐다. 2차장과 4차장엔 최성필 의정부지검 차장과 형진휘 서울고검 검사가 각각 임명됐다. 이 중앙지검장과 같이 근무한 경험이 많은 김형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장도 서울북부지검 차장으로 승진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이들은 모두 필수보직기한(1년)을 마쳐 애초부터 전보가 유력하긴 했고, 서울중앙지검과 대검 등 주요 보직을 마친 후 지방으로 내려가는 게 이례적인 것은 아니다”면서도 “그럼에도 측근들이 다수 떠나면서 윤 총장의 고립이 심해지게 됐다”고 평가했다. 윤 총장의 입 역할을 할 신임 대검 대변인에는 이 중앙지검장과 호흡을 맞췄던 이창수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이 임명됐다. 윤 총장의 ‘눈과 귀’ 역할을 해온 손준성 수사정보정책관은 직제 개편에 따라 축소·조정된 수사정보담당관을 맡으며 윤 총장을 계속 보좌하게 됐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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