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재계 첫 재택근무 도입…디지털 전환 가속

입력 2020-08-31 15:09   수정 2020-08-31 15:11


“비대면 회의나 보고가 생각보다 편리하고 효율적이었습니다.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사업장에선 화상회의를 통해 현장 목소리를 들으며 소통하면 좋겠습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5월 임원회의에서 한 말이다. 신 회장은 약 2개월간 일본에서 직접 경험한 ‘언택트 경영’을 이때를 기점으로 그룹 전반으로 확산시켰다.

신 회장은 올 3월 일본으로 출장가던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발이 묶였다. 하지만 그룹 경영에 공백은 없었다. 화상회의 등으로 수시로 현안을 보고받은 덕분이다. 4월에는 롯데그룹의 통합 온라인몰 ‘롯데ON’ 출범과 같은 중요한 경영 사안도 신 회장 부재중에 진행됐다. 롯데그룹이 자신있게 선제적으로 재택근무를 도입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롯데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선도적으로 디지털 전환(DT: digital transformation)을 강조하며 대면업무 횟수를 줄여나가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 7월 열린 상반기 롯데 밸류크리에이션미팅(VCM·옛 그룹 사장단 회의)을 계열사 대표들과 원격 화상회의로 진행했다.

국내 확진자가 급증한 2월에는 그룹 내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비상 대책을 세우고 계열사 및 국내외 사업장과 소통했다. 이어 ‘코로나19 대응 근무 가이드’를 마련해 전 계열사에 배포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내외 밀접 접촉을 줄이는 내용이다.

가이드에 따라 롯데지주가 2월 말부터 한 달간 재택근무를 도입했다. 각 계열사도 상황에 맞춰 재택근무를 시행했다. 출근 시 대중교통에서의 접촉을 줄이기 위해 출퇴근 시간을 조정했다. 임산부 및 기저질환자 등 감염에 취약한 직원에게는 재택근무가 권장됐다. 워크숍, 동호회, 회식 등 사내외 단체활동은 금지했고 외부와 회의할 때 화상회의를 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신 회장이 복귀한 5월부터는 건강한 직원들에게도 안전과 업무 효율성을 위해 재택근무가 권장됐다. 신 회장 스스로 재택근무와 화상회의를 자주 할 것을 약속하기도 했다. 롯데지주 HR혁신실은 롯데지주 임직원을 상대로 우선 주 1회 재택근무 도입을 검토했다. 그룹 지주사로 상징성이 있고, 임직원이 150여 명으로 비교적 적으며, 대부분 스태프 조직이어서 내근을 한다는 점을 감안했다. 롯데지주를 시작으로 계열사로 점차 확산됐다.

유통 계열사 중에선 롯데쇼핑이 재택근무를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점포 현장직을 제외한 직원은 주중 원하는 날을 하루 골라 재택근무를 할 수 있다.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거나 협력업체 관계자와 만나는 등 현장근무를 해도 된다. 백화점과 슈퍼·e커머스(전자상거래) 사업부를 시작으로 마트와 롭스 사업부도 재택근무를 도입했다. 롯데홈쇼핑과 롯데멤버스, 롯데면세점 등 다른 그룹 계열사로도 재택근무가 확산됐다. 롯데면세점은 전체 인원을 4개 조로 쪼개 1주일씩 번갈아가며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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