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배터리 삼국지, 한국이 승기 잡았다

입력 2020-09-01 11:41   수정 2020-09-01 13:30


LG
화학이 올해 1~7월 글로벌 판매 전기차 탑재 배터리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도 전년 대비 점유율을 대폭 늘리며 선두권에 진입했다. 반면 최대 경쟁자였던 중국 CATL과 일본 파나소닉은 주춤한 모습이다. 한·중·일 전기차 배터리 삼국지에서 한국이 승기를 잡는 분위기다.

1일 시장분석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LG화학은 올 1~7월 전세계 전기차 시장에 13.4GWh(기가와트시)의 배터리를 공급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6.8GWh)에 비해 공급 물량이 97.4% 늘어났다. 같은 기간 시장 점유율도 10.6%에서 25.1%로 2배 이상 늘었다. LG화학은 올 1분기 누적 기준 점유율 1위로 올라선 뒤 줄곧 선두를 달리고 있다.

삼성SDI는 같은 기간 점유율이 3.5%(2.2GWh)에서 6.4%(3.4GWh)로 확대되면서 4위를, SK이노베이션은 1.8%(1.2GWh)에서 4.1%(2.2GWh)로 뛰어 6위를 각각 차지했다.

한국 업체들이 약진한 사이 중국과 일본의 입지는 줄었다. 1~7월 중국 CATL의 점유율은 지난해 26.6%에서 올해 23.8%로 감소했다. 파나소닉의 점유율 역시 22.8%에서 18.9%로 줄었다. 중국 BYD도 12.6%에서 5.9%로 하락세다. 국가별로 보면 차이가 더 뚜렷해진다. 한국이 전년대비 86.3% 성장하는 사이 중국은 -33.7%, 일본은 -29.6% 역성장했다.



이 기간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 총량은 53.3GWh로 전년 동기(64.1GWh) 대비 16.8%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중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판매가 감소한 영향이다. 하지만 불리한 상황 속에서도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약진했다. 국내 3사의 점유율 합계는 15.9%에서 35.6%로 늘었다.
유럽 전기차 시장 중국 앞질러, 한국에 유리
한국이 중국과 일본을 제치고 선두로 치고 나갈 수 있었던 배경은 유럽 전기차 시장에 있다. 작년까지 전기차 시장의 성장을 주도한 것은 중국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와 보조금 감축으로 중국이 주춤한 사이, 유럽연합(EU)이 과감한 친환경 정책을 펴면서 시장 규모가 역전됐다. 전기차 시장 조사업체 EV볼륨에 따르면 올 상반기 유럽의 전기차 판매량은 약 41만대로 중국(38만대)를 제쳤다. 유럽 전기차 판매가 전년대비 57% 늘어난 사이 중국은 42% 감소했다.

유럽 시장의 성장은 국내 배터리 3사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중국 내수 시장에 크게 의존하는 CATL과 달리 LG화학은 유럽 시장 점유율이 70%에 달한다. 삼성SDI도 BMW 폭스바겐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파나소닉은 테슬라에 집중하느라 유럽시장에 소홀했다. 유럽 완성차 업체들은 파나소닉의 주력인 원통형 배터리보다 LG화학 SK이노베이션의 파우치형, 삼성SDI의 각형 배터리를 선호한다.



국내 업체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는 전기차 판매가 늘어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LG화학은 주로 테슬라 모델3, 르노 조에, 아우디 E-트론 EV(95kWh), 포르쉐 타이칸 EV 등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갔다. 삼성SDI는 아우디 E-트론 EV(71kWh), 폭스바겐 파사트 GTE, e-골프 등의 판매 증가가 반갑다. SK이노베이션은 현대 포터2 일렉트릭과 소울 부스터, 기아 봉고 1T EV 등의 판매 호조가 성장세로 이어졌다.

국내 배터리 3사의 유럽시장 점유율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LG화학은 폭스바겐 ID.4 등 배터리 물량 확대에 따라 폴란드 공장의 배터리 생산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작년 헝가리 공장을 완공했고 삼성SDI도 헝가리 2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SNE리서치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한국 배터리 3사는 선전하면서 대약진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며 "시장 흐름을 지속적으로 주시하면서 기초 경쟁력 강화와 성장 동력 점검 등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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