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흑서, 대형 서점에서 자취 감춘 이유는?

입력 2020-09-02 13:47   수정 2020-09-02 16:25



2일 오전 직장인 최모씨(27·여)는 이른바 ‘조국 흑서’로 불리는 책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구매하기 위해 서울 종각 인간의 영풍문고를 찾았지만 살 수 없었다. 재고가 한 부도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점 관계자는 “어제 다 매진됐다”며 “언제 재입고될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서울 도심의 일부 대형 서점에서 해당 도서는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다. 영풍문고, 반디앤루니스 등 오프라인 서점의 재고는 0권이었다. 재고가 남아있는 서점도 5권 미만이었다. 교보문고 광화문점과 강남점에는 200권 이상의 재고가 남아있었으나 이마저도 곧 품절 위기다. 책을 찍는 양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서다.《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발간한 출판사 천년의상상의 선완규 대표는 “교보문고 광화문점이랑 강남점만 해도 하루에 200~300권 나간다고 들었다”며 “출판업계 30년 정도 일했는데 이런 적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까지 10쇄를 찍었고, 1쇄당 3000~5000부를 찍었으니 3만권은 넘게 팔린 셈”이라며 “곧 기자간담회를 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5일 출간된 조국 흑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참여연대의 침묵에 분노해 단체를 탈퇴했던 김경율 회계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 실망해 정권 비판에 나선 권경애 변호사,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 사태를 보도했던 강양구 기자,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필자로 참여했다. 대담 형식으로 ‘조국 사태’를 통해 드러난 정치·사회·경제적 변화를 비판적으로 짚었다. 친여(親與) 성향 인사들이 ‘조국 백서(白書)’라 불리는 책 《검찰개혁과 촛불시민》을 만든 데 맞섰다고 흑서(黑書)라는 별칭을 얻었다.




온라인 검색량을 분석했을 때 조국 흑서의 인기는 조국 백서보다 높았다.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조국흑서의 출간일인 지난 25일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의 검색량이 100을 기록했을 때 ‘검찰개혁과 촛불시민’은 10에 불과했다. 지난 1일까지 일주일간의 검색량도 조국 백서를 훨씬 웃돌았다. 데이터랩은 네이버에서 해당 검색어가 검색된 횟수를 일별·주별·월별로 각각 합산해 조회기간 내 최다 검색량을 100으로 설정해 도출한다.

저자들도 책을 구하기 어려워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권 변호사는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받기로 했던 증정본을 아직 받지 못했다”며 “오늘로 발간 1주일인데, 벌써 10쇄에 들어갔으니 서점 판매대에 놓일 새도 없이 판매되고 있는 것”이라고 썼다. 이어 “금요일 인터뷰 하러 오신 기자님이 책 한 권을 선물해 주셔서 그제야 실물을 보았다”고 했다.

김남영/이미아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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