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태풍 핑계…즉석밥·과자·음료 줄줄이 인상

입력 2020-09-02 16:59   수정 2020-09-03 09:59

식품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틈타 제품 가격을 줄줄이 올리고 있다. 오뚜기와 롯데제과가 이달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올렸고 앞서 지난 5월에 CJ제일제당, 대상 등도 포장김치 가격을 기습 인상했다.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이 늘면서 가정간편식(HMR), 과자 등 가정 내 소비가 늘어나자 관련 업계가 재료비 상승에 상관없이 슬그머니 가격인상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슬그머니 가격인상
오뚜기는 지난 1일부터 즉석밥 3종 가격을 평균 8% 인상했다. 오뚜기 즉석밥 3종은 작은밥(130g), 오뚜기밥(210g), 큰밥(300g)이고 오뚜기밥 기준으로 710원에서 770원이 됐다. 오뚜기 측은 “쌀 가격 상승으로 불가피하게 3년 만에 인상하게 됐다”며 “출고가 기준이어서 대형마트의 특가 행사, 대량 묶음구매 등을 감안하면 체감되는 물가 인상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현재 산지 쌀값은 2019년 수확기 가격인 80㎏당 19만원과 비슷한 19만1000원 수준으로 안정적인 편이다.

롯데제과는 목캔디와 찰떡파이 가격을 평균 10.8% 인상하기로 했다. 작은 상자에 든 목캔디는 800원에서 1000원으로 200원 오른다. 둥근 용기 타입의 목캔디는 중량이 137g에서 122g으로, 대형 봉 타입은 243g에서 217g으로 줄어 사실상 가격 인상과 같다. 나뚜루 아이스크림 파인트와 컵 가격도 10.5% 올렸다. 바와 컵은 3900원에서 4300원으로, 콘은 3800원에서 4300원으로 올랐다. 파인트 아이스크림은 1만500원에서 1만1600원으로 인상됐다.

롯데푸드도 지난 6월 편의점에 납품하는 뽀모도로 스파게티 가격을 3800원에서 4300원으로 올렸다. 롯데칠성음료는 2월 일부 음료의 편의점 납품가를 인상했다. 밀키스, 핫식스, 사각사각 꿀배는 200원씩 올랐고, 트레비와 아이시스8.0은 100원 인상됐다.
때아닌 ‘가을 가격 인상 릴레이’ 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2일 보도자료를 내고 “롯데제과는 각종 원부자재 가격과 인건비, 판촉비 등의 상승에 따른 경영 제반 환경 악화가 가격인상 요인이라고 밝혔지만 이 설명이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목캔디의 주요 원재료인 설탕류는 최근 2년간 가격이 11.7% 하락했고, 찰떡파이 주요 3개 원재료도 평균 하락률이 7.1%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해태htb는 해외에서 숙취해소 효과로 입소문을 탄 배음료 ‘갈아만든 배(340mL)’ 소비자 가격을 지난 4월 1100원에서 1200원으로 인상했다. 인상률은 9.1% 수준이다.

앞서 대상도 지난 5월 종가집 ‘시원깔끔포기김치’(3.3㎏) 가격을 4년 만에 5.7% 올렸다. CJ제일제당 역시 같은 달 말 ‘비비고 포기배추김치’(3.3㎏) 가격을 3% 인상했다.

식품 가격 인상은 통상 연말과 연초 조심스럽게 이뤄진다. 해가 바뀌는 시점에 최저임금과 원재료 가격이 인상되는 게 주요 명분이다. 하지만 식품 물가는 가계 경제에 즉시 영향을 주기 때문에 누가 먼저 올릴지 업체 간 눈치싸움도 치열하다. 연간 성수기에 속하는 5~9월에 가격이 인상된 건 이례적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식품 수요가 늘고 있는 데다 긴 장마와 태풍 등으로 채소값 등이 오르고 있어 식품 가격 인상의 적기가 연말이 아니라 요즘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보라/박종필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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