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주 사임 의사를 밝힌 뒤 일본 언론들이 아베노믹스를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마이니치신문은 “고령화와 인구 감소라는 일본 사회의 구조 변화를 감안한 장기 전망을 내놓지 못한 정책”이라며 “(구조 변화에 맞서는) 광범위한 세대 부담이 필요한데도 무책임한 재정 팽창만 계속해 왔다”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은 “아베노믹스 시작 때 약속했던 경제성장률 2%와 물가상승률 2%의 절반도 지키지 못했다”며 “임금 인상과 소비 증가 등 경제의 지속적 확대를 이루지 못했다”고 꼬집었다.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어제 통사설을 싣고 “기술혁신 정책 등을 마련하지 않고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무관한 진통제 격의 금융재정 정책에 너무 의존했다”며 “제1의 화살(양적 완화)과 제2의 화살(재정 확장)에서 제3의 화살(성장 전략)로 정책이 넘어가야 하는데도 제대로 바통을 넘기지 못했다. 코로나 위기 극복이 절실하다지만 그보다 절실한 건 제3의 화살”이라고 역설했다.
차기 일본 총리로 예상되는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어제 기자회견에서 아베노믹스 계승을 선언했다. 아베 내각의 핵심 멤버로서 당연한 발언이지만, 이 같은 아베노믹스의 불만 여론을 잠재울지는 미지수다. 스가는 이를 감안한 듯 어제 몇 가지 정책 의견을 내놨다.
우선 지방은행 수가 많은 게 사실이라며 재편·통합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였다. 관광 유치 정책을 적극 펼치겠다는 얘기도 했다. NHK 방송 회견에선 ‘자조(自助) 공조(共助) 공조(公助)’라는 슬로건도 소개했다. 자기 힘으로 일한 뒤, 지역과 지자체가 서로 돕고, 마지막으로 정부가 책임을 갖고 대응한다는 뜻이다. 칸막이 행정과 부처 이기주의에 대한 강한 경고의 목소리도 냈다.
한국도 똑같다. 문재인 정부는 초기 혁신 성장을 내세워 기업 혁신을 이끌려고 했지만 규제는 제대로 풀리지 않고 기업들은 신사업 투자를 주저하고 있다.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 정책을 만들어 자금을 공급하려 하지만 아베노믹스의 두 번째 화살 성격과 비슷하게 보인다. 스가가 세 번째 화살을 어떻게 쏘느냐, 문 정부의 혁신 성장이 남은 집권 2년간 어떻게 추진되느냐에 따라 한·일 간 경쟁력은 변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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