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의사들 "휴진 중단"…내부 진통 극심

입력 2020-09-06 16:50   수정 2020-09-07 00:56


대학병원 전공의들이 7일부터 무기한 집단휴진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17일 넘게 이어진 의사파업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전공의들과 함께 집단행동을 계획했던 대학병원 교수들도 정상진료를 이어가기로 했다. 다만 일부 의대생과 전공의가 파업 중단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어 의료계 내부 진통은 계속될 전망이다.
17일 만에 병원 복귀하는 전공의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집단휴진 중단 논의를 시작한 것은 지난 5일 오후 5시부터다. 이들은 서울 당산동 서울시의사회관에서 10시간 넘게 마라톤 회의를 한 끝에 7일 오전 7시부터 의료 현장에 복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21일부터 가중된 의료 공백은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병원 교수들도 이들의 결정을 따르기로 했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서울시보라매병원, 서울대병원강남센터 등 4개 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전공의 복귀 결정을 신임하고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내부 설문조사 결과 서울대병원 전체 교수의 62%인 819명 중 87.4%가 이들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의 파업에 맞춰 7일 하루 진료를 중단하기로 했던 서울성모병원 외과 교수들도 일정 변경이 가능한 진료 등은 일정을 바꿔 정상적으로 할 계획이다.

이날 전공의 비대위는 각 대학병원 전공의 대표가 모인 대의원회에서 박지현 전공의협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불신임 안건을 상정해 투표에 부쳤다. 참석 대의원 197명 중 126명이 반대해 이 안건이 부결됐고. 박 위원장이 내세웠던 1단계 로드맵(병원 복귀)이 확정됐다.

하지만 여전히 갈등의 불씨는 남았다. 일부 강경파가 집단휴진 중단에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전공의 대의원 회의 도중 파업 중단에 반대하는 일부 의대생, 대학병원 교수 등이 현장에 몰려가 몸싸움이 벌어져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있었다. 집단휴진 중단 결정 직후 인제대 의대 등 일부 의대생은 전공의 결정과 상관없이 국시를 거부하고 동맹휴학을 이어가겠다고 발표했다. 이들뿐만 아니다. 학교별 의대생과 병원별 전공의가 대의원회 결과를 따를지 등을 두고 별도로 투표를 하고 있어 개별 의대와 대학병원에서는 집단행동이 이어질 가능성도 남았다.
의사 노조 설립 움직임 늘어날 듯
이날 박 위원장은 전공의들로 이뤄진 의사 노동조합을 결성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의사협회 산하 단체로는 집단행동을 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집단휴진을 계기로 의사 노조 설립 움직임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국내 의사 노조는 2017년 처음 결성되기 시작해 아주대병원,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중앙보훈병원 등 세 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아주대병원과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민주노총 산하 의료연대 소속이다. 중앙보훈병원은 자체 노조다.

의사들은 의사가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기 때문에 파업 등의 집단행동을 하는 데 제약이 많다고 주장해왔다.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파업 대신 집단휴진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김재현 전국의사노조준비위원장은 “의사 노동권은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해 파업하면 의사들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다”며 “법적 노동자단체를 만들어 수가와 행위를 구속하는 건강보험 공단, 보건복지부와 교섭하고 협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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