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가 최근 “플랫폼 사업자로 변신하겠다”고 선언했다. 콘텐츠를 전달하는 망 사업자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과 5세대(5G) 이동통신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사업자가 되겠다는 것이다. 통신사 최고경영자(CEO)들이 ‘탈(脫)통신’을 외친 지 10년이 지났다. 그럼에도 “변신하라”는 주문을 계속 외우는 것은 상황이 절박하다는 뜻이다. 체질 개선이 그만큼 쉽지 않음을 역설적으로 드러낸다.통신사가 놀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인터넷TV(IPTV) 사업을 키웠고, 케이블TV 시장을 접수했다. 영상회의 등 비대면 서비스도 꾸준히 내놨다. 하지만 시장을 주도할 정도는 아니었다.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도 최신 트렌드를 따라가는 수준이었다. 세상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통신 매출 비중은 압도적이다. 시장의 평가는 냉정하다. 최근 네이버(53조원)에 이어 카카오(35조원)까지 통신 3사의 시가총액 합계(30조원)를 넘어섰다. 통신의 미래를 여전히 어둡게 보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통신사의 플랫폼 기업 변신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특히 기존 산업과 접목할 때 빛을 발하는 5G 서비스 특성으로 볼 때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서 기회를 찾는 것이 당연하다. 5G 생태계를 놓고 각국이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을 선점하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중요하다.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이냐다.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시티, 자율주행 등 5G 기반의 B2B 서비스가 통신사의 핵심 수익원이 되려면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다. 당장은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5G 시장을 키워야 한다. 그러나 5G 품질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이 크다. 최근 통신사를 거치지 않고 스마트폰을 직접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은 통신사의 자업자득이다. 본원적인 품질 경쟁력을 높이지 않고는 5G 생태계 조성은 더 늦어질 수밖에 없다.
기술력 있는 스타트업을 인수하거나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SK텔레콤의 이스라엘 디지털 엑스레이 기업 나녹스 투자, KT의 현대로보틱스 지분 확보는 의미가 있다. 더 큰 승리를 위해서라면 경쟁사와도 손을 잡는 용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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