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제용 마포문화재단 대표 "드론 띄우고 VR 활용…'온라인 축제' 총력"

입력 2020-09-07 16:38   수정 2020-09-08 00:53

지난 4일 서울 마포 하늘공원. 푸른빛이 도는 억새밭 사이로 피아니스트 문지영이 나타났다. 분홍색 드레스와 검은색 피아노, 청록색 억새가 한데 어우러졌다. 촬영감독의 ‘지휘’ 아래 문지영은 슈만의 ‘꽃노래’, ‘환상곡 C장조’ 등을 연주했다. 연주와 동시에 드론이 날아올랐다. 공중에서 내려다본 하늘공원 풍경과 연주 모습을 담기 위해서다. 뮤직비디오를 찍는 게 아니다. 이달 16일 개막하는 ‘마포M클래식축제’의 주요 프로그램인 ‘마포6경 클래식’ 촬영 현장이다.

마포문화재단이 2015년부터 매년 열어온 마포M클래식축제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모두 비대면으로 열린다. 콰르텟 로쏘와 르엘오페라단, 예일챔버오케스트라의 오페라 공연(16일), 바리톤 사무엘 윤과 피아니스트 김재원의 연주회(24일) 등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무관중·온라인 생중계로 펼쳐진다. 최근 서울 마포아트센터 사무실에서 만난 송제용 마포문화재단 대표(사진)는 축제 기획 취지부터 설명했다. 20여 년간 문화·교육 사업 및 기획 분야에서 일해온 송 대표는 청강언론문화재단 이사를 거쳐 지난 3월부터 마포문화재단을 이끌고 있다. “대표에 취임하자마자 코로나19 사태를 맞았죠.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는 코로나19를 기준으로 삼아야죠. M클래식축제를 비롯해 모든 공연을 이 기준에 맞춰 새로 기획했습니다.”

축제 예술감독을 겸직한 송 대표는 ‘선택과 집중’을 내세웠다. 지난해까지 약 50일 동안 매주 주말에 열던 공연 일정을 2주로 줄였다. “공연 일수를 줄이고 대중에게 친숙한 유명 연주자를 섭외했습니다. 일정을 줄여 생긴 여유 자금은 모두 촬영비용에 투자했죠.”

‘마포6경 클래식’은 마포구의 명소 여섯 곳을 찾아가 미리 촬영한 공연 영상을 온라인으로 제공한다. 문지영을 비롯해 첼리스트 양성원,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 비올리스트 김상진 등이 참여한다. 이달 촬영을 끝내고 편집 과정을 거쳐 다음달 3일부터 순차적으로 유튜브와 네이버TV 등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송 대표는 “온라인 공연의 차별화를 위해 영상 제작에 공을 들였다”고 했다. 드론을 띄우고 360도 촬영장비도 갖췄다. 공연이 주는 생동감을 살리기 위해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도 활용한다.

이번 축제의 백미는 오는 26일 열리는 가상 합창제다. 마포구민 100여 명으로 꾸려진 합창단과 소프라노 캐슬린 김, 테너 김현수 등이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 반주에 맞춰 해바라기의 ‘사랑으로’를 함께 부른다. 연주자와 성악가는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통해 실시간으로 화성을 맞춘다. 구민 합창단은 각자 집에서 노래한다. “클래식 음악은 어렵습니다. 배경지식을 알아야 즐길 수 있는 장르죠. 해설만 곁들여선 재미가 없죠. 클래식 입문자들의 흥미를 돋워서 동기를 부여하는 게 저희 의무입니다.”

이번 축제를 통해 쌓은 노하우는 상주 단체 공연에 고스란히 전수할 계획이다. 올 하반기에 클래식뿐 아니라 국악이나 재즈 축제도 야외에서 펼칠 예정이다. 마포문화재단 산하 극단 ‘뚱딴지’의 온라인 공연에는 360도 촬영 카메라를 설치한다. 관객들이 직접 무대에 선 것처럼 느끼게 하기 위해서다. “온라인 공연은 관객들이 감상하는 게 아니라 ‘체험’하는 콘텐츠가 돼야 합니다. 아무리 훌륭한 오페라나 연극도 평면으로 찍어 상영하면 재미가 없습니다. 끝까지 감상할 유인이 떨어지죠.”

무작정 재미만 좇지는 않는다고 했다. 촬영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예술성’이다. “온라인 공연에 관객들이 집중하기 어렵다는 핑계로 하이라이트만 보여주는 짧은 영상만 올리거나 갈라 공연만 열어선 안 됩니다. 극예술은 전막 공연, 클래식 음악은 전곡 연주 공연에 대중이 익숙해지게끔 환경을 조성해야 하죠.”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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