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의 IT 인사이드] "싸이월드는 평생 무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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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9-07 17:46   수정 2020-09-08 00:39

[이승우의 IT 인사이드] "싸이월드는 평생 무료입니다"


2000년대 초중반 ‘싸이질’ ‘싸이폐인’ 등의 신조어를 낳았던 인터넷 커뮤니티 서비스 싸이월드가 존폐 기로에 서 있다. 회사는 껍데기만 남았고 대표인 전제완 씨는 10억여 원의 직원 임금 체불 혐의로 검찰로부터 징역 4년을 구형받은 뒤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회사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분위기다. 폐업 수순을 밟는다면 2000년대 초중반 사람들이 싸이월드 미니홈피와 클럽에 저장했던 수많은 추억과 흑역사 모두 사라지게 된다.

1999년 서비스를 시작한 싸이월드가 급성장한 계기는 프리챌의 커뮤니티 서비스 유료화였다. 프리챌은 2002년 주력 서비스인 커뮤니티의 유료화를 선언했다. 반발한 이용자들은 ‘엑소더스’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프리챌 ‘난민’을 끌어들인 게 싸이월드다. “싸이월드 클럽 서비스는 평생 무료입니다”라는 공지를 내건 것은 물론 프리챌 커뮤니티의 자료를 자사 클럽으로 그대로 옮길 수 있는 프로그램까지 제공했다. 프리챌 이용자는 빠르게 줄어갔다. 이후로 명맥만 유지하다 2013년 2월 서비스를 종료했다. 프리챌에 남아있던 수많은 글과 사진도 함께 사라졌다.
모든 인터넷 서비스는 끝난다
싸이월드는 승승장구했지만 2010년대 이후 변화의 흐름을 타지 못하고 쇠퇴기에 접어들었다. SK컴즈에서 독립한 싸이월드를 인수한 것은 공교롭게도 프리챌 창업자인 전제완 씨였다. 그는 ‘싸이월드 3.0’을 내세우며 재기를 꿈꿨지만 현 상황은 모두가 아는 그대로다.

프리챌과 싸이월드뿐만이 아니다. 돌이켜보면 2000년을 전후로 우후죽순 생겨난 수많은 국내 포털, 커뮤니티 사이트 가운데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곳은 네이버와 다음, 네이트가 전부다. 엠파스, 드림포스, 한미르, 네띠앙 등 한때 인기를 끌었던 사이트들 모두 자취를 감췄다. 앞서 생겨난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 등 PC통신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하이텔을 운영하던 KT는 2004년 출범한 자사 포털사이트 ‘파란’에 하이텔을 통합시켰다. 네이버, 다음 등과의 경쟁에서 뒤처진 파란은 2012년 문을 닫았다.

PC통신 시절을 포함해 40년 남짓한 기간을 돌이켜볼 때 내릴 수 있는 결론은 아무리 사용자가 많고 인기가 있는 인터넷 서비스라도 흥망성쇠를 겪고 언젠가 끝이 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데이터는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대개 인터넷 서비스 종료 시점에 자료를 내려받을 수 있는 유예기간이 주어진다. 하지만 서비스가 끝났다는 얘기는 사용자들이 더 이상 찾지 않는다는 뜻이다. 싸이월드가 화제가 됐던 것도 그만큼 사람들이 싸이월드의 존재 자체를 잊고 있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디지털 암흑시대'로 기록될 수도
최근 십여 년 동안 통신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과거보다 더 많은 정보가 인터넷 서비스 안에 저장되고 있다. 대다수 사람이 사진은 인스타그램에, 영상은 유튜브에, 글은 블로그나 카페에 올리고 있다.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들은 데이터 수집을 위해 더 많은 자료를 클라우드에 올리도록 유도한다. 과거 하드디스크에 보관하던 사진도 지금은 구글포토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에 올리는 일이 흔하다.

인터넷 정보 전달 기술 TCP/IP 프로토콜을 개발한 ‘인터넷의 아버지’ 빈트 서프 박사는 ‘디지털 암흑시대’를 경고한다. 데이터를 보존할 수 있는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지금이 되레 ‘기록되지 않은 암흑의 역사’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거창하게 인류의 역사까지 갈 것도 없다. 당장 싸이월드가 사라질 경우 2000년대 초중반의 추억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 사람이 부지기수다. 어느 순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이 문을 닫는다면? 전 세계 수억 명의 기록이 한순간에 사라질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잊힐 권리’ 못잖게 ‘잊히지 않을 권리’의 보장도 필요하다. 서비스 종료 시점이 아니더라도 언제든 개인이 인터넷 서비스에 올려놓은 데이터를 손쉽게 내려받을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하는 것이다. 제도 개선도 필요하지만 의식 변화 또한 요구된다. 종이 서류나 책, 사진첩을 관리하는 것처럼 디지털 기록물도 꾸준한 관리가 필수적이란 사실을 생각해야 한다.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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