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진심으로 죄송합니다"…현수막 건 100년역사 교회

입력 2020-09-07 17:28   수정 2020-09-07 17:30


일부 교회의 대면 예배 강행으로 국민적 비판 여론이 형성된 가운데 충북 청주의 한 교회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재확산과 관련한 사과 현수막을 내걸어 눈길을 끈다.

청주시 상당구 남문로에 위치한 한국기독교 장로회 청주제일교회는 지난 3일부터 교회 외벽에 대형 현수막을 내걸었다. 현수막에는 '코로나19 확산, 교회가 진심으로 죄송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세상과 지역사회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는 좋은 이웃이 되겠습니다'는 내용을 담았다.

지난달 수도권 교회 등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고 일부 교회가 대면 예배를 강행하는 등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이는 상황에서 이 교회의 현수막은 온라인에서 반향을 받고 있다.

이 교회는 지난 3월부터 모든 예배를 온라인으로 진행했고 이후 거리두기 준수 등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대면 예배를 진행했다. 코로나19 재확산 이후에는 즉시 온라인 예배를 다시 시행했다.

이건희 담임목사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확산 사태 관련) 일반 사회인들이 다 같은 교회로 보고 분노를 표출한다"며 "교회가 정신을 차리고, 신앙적으로 표현하면 하늘의 음성을 들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교회의 모습을 보면서 주변 이웃이 '드러난 모습이 (교회의) 다가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갖도록 현수막을 걸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현수막 게시가 특별하거나 큰일은 아니다"며 "우리 교회가 사회를 향해 죄송한 마음을 갖는 게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이 교회는 1904년 설립돼 110년이 넘는 기간 지역 항일운동과 반공, 유신 이후 민주화운동 등의 중심지로 유명하다.

디지털청주문화대전에 따르면 청주제일교회는 1904년 설립된 청주 최초의 개신교회로 묵방교회, 덕촌교회 등 많은 교회를 개척했다. 일제 강점기에는 청남학교, 청신여학교, 청신야학, 상당유치원 등을 세웠으며 해방 이후 세광중, 세광고를 건립했다.

또 일제 강점기 때 여성·청년운동을 토대로 한 청주 YMCA·YWCA의 진원지였고,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는 각종 강연회와 양심수 석방 국민대회, 광주민주화운동 무력 진압 규탄대회 등 민주화운동 집회가 많이 열렸다.

2003년 부임한 이건희 목사는 이 교회의 16대 담임목사이며 등록 교인은 교회학교를 합쳐 1000명이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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