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감원에 태풍 노사갈등까지…"추석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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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9-08 10:12   수정 2020-09-08 10:17

적자 감원에 태풍 노사갈등까지…"추석이 무섭다"


자동차 부품업계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수요 감소, 태풍과 노사 갈등으로 인한 완성차 업체들의 공장 가동 정지 우려, 명절 전 유동성 위기 등 생존을 위협하는 일들이 계속해 벌어지고 있는 탓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적자에 허덕인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하반기에도 어려움을 면하지 못할 전망이다. 외부감사 대상 기업 중 상반기 재무제표를 공개한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 상위 100개사 가운데 83개사는 매출이 감소했고 55개사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018년과 2019년 상반기 3%대를 기록했던 영업이익률도 올해는 1.46%로 급감했다.

상반기 이들 업체의 고용인원도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1796명 줄어든 7만416명에 그쳤다. 73개 회사가 경영악화로 감원을 단행한 여파다. 1개 회사는 고용을 유지했고 추가 채용에 나선 회사는 25곳에 그쳤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현대차 계열 5개사를 제외할 경우 고용 감소 인원은 3416명에 달한다. 감원은 중소기업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부품업계 경영악화의 원인은 완성차 생산량 감소에서 찾을 수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생산량은 162만7643대로 지난해에 비해 19.8% 줄었다.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으로 내수 시장을 활성화시켰음에도 약 40만대 수준의 감소가 발생한 것이다.

해외 수출시장 타격은 더욱 크다. 주요 국가별 자동차 생산량 감소율은 중국 16.8%, 미국 38.3%, 독일 40%, 스페인 41.2%, 캐나다 44.3%, 브라질 51.2%, 인도 52.5% 등이다. 부품업체들에게는 시장의 절반 가량이 사라진 셈이다.

하반기 전망도 우울하긴 마찬가지다. 산업연구원은 하반기 자동차·부품 내수는 물량 기준으로 4.8% 감소하고 생산은 2.5% 줄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 자동차·부품 수출도 6.5% 감소하고 연간으로는 18.2% 급감할 것으로 관측됐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올해 하반기 세계 자동차 판매가 작년보다 8∼12% 감소해 연간 판매량은 18∼21%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자동차 시장 회복이 더뎌질 것이라는 의미다.

최근 두 차례 태풍으로 인해 완성차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노사갈등으로 인한 파업 가능성이 남아있는 것도 부품업계에게는 부담이다. 7일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울산을 지나면서 현대차 울산5공장과 인근 현대모비스 공장 가동이 정전으로 일시 중단됐다.

협력업체들도 제9호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의 연이은 강풍에 건물이 파손되는 등 피해를 입었지만, 제11호 태풍 노을과 제12호 태풍 돌핀도 한반도로 올 가능성이 제기되는 탓에 긴장을 풀지 못하고 있다.


임금 및 단체협약을 둘러싼 완성차 업계 노사갈등도 '시계제로' 상태다. 현대차의 경우 생산직 노조는 조용히 임단협을 준비하고 있지만, 판매 비정규직 노조가 파업을 예고했다.

서울·경기·인천·울산·경남·전남·충남·충북·제주 등 100개 대리점이 파업에 참여하기로 했고 다른 지역에서도 조합원들이 지방노동위 조정회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어 내수 판매가 일시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GM은 노조의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전체의 80%가 찬성표를 던지며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르노삼성 노조도 오는 9~10일 민주노총 산별노조 가입 여부를 묻는 조합원 총투표를 시행한다.


조합원 과반수가 참여해 참석 조합원의 3분의 2가 찬성하면 민주노총 가입이 이뤄지는데, 이 경우 노사갈등 격화가 예상된다. 파업으로 완성차 생산이 중단되면 부품 공급도 함께 끊긴다. 부품업계 입장에서는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이다.

추석을 앞두고 업체들의 급여 지급과 대금 결제가 몰려있다는 점도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에 이미 지난 7월부터 부품업계 자금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은행 대출 문턱마저 높아 한동안 사라졌던 종이어음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하나 둘 쓰러지는 업체들도 나타나고 있다. 상반기에는 명보산업이 사업 포기를 선언했고 1차 부품사 지코는 지난달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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