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자이 집값 4억 떨어졌다"…"유리한 통계만 짜깁기"

입력 2020-09-08 10:14   수정 2020-09-09 00:37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최근 1개월 사이 3억~4억원 하락한 단지를 언급했다. 하지만 일선 공인중개업소에서는 법인 매물 등 특수 거래로 시세를 제대로 반영한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홍 총리는 이날 “과열 양상을 보이던 서울·수도권의 매수심리가 이달 들어 관망세로 돌아서며 진정되는 분위기”라며 거래가가 3억~4억원 하락한 단지로 반포동 반포자이(사진), 잠실동 리센츠,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등을 꼽았다.

그러나 한국경제신문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과 현지 공인중개업소에 확인한 결과 정부가 제시한 통계는 특수한 거래를 선별적으로 뽑아낸 사례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홍 부총리가 제시한 가격에 살 수 있는 아파트는 없다”고 반박했다.

홍 부총리가 지난 7월에 비해 4억원가량 떨어져 8월 초 24억4000만원에 거래됐다고 제시한 반포자이 전용면적 84㎡는 같은 달 비슷한 매물이 28억원에 거래됐다. 현지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정부가 제시한 전용 84㎡ 24억4000만원 거래는 법인이 가격을 낮춰 급하게 처분한 매물이다. 반포동 B공인 관계자는 “24억4000만원 거래는 특수한 사례였고 실제 가격은 28억원 수준으로 변한 게 없다”며 “최근 매수세가 둔화됐지만 가격은 떨어지지 않고 급매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인근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 매물이 기존보다 5000만원 높은 36억원에 나오는 등 호가가 오른 단지도 있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또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59㎡가 지난달 11억5000만원에 거래돼 1개월 새 3억원 떨어졌다고 했다. 하지만 같은 달 비슷한 매물이 14억50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아현동 S공인 관계자는 “전용 59㎡ 호가와 거래가격은 14억~15억원대로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온라인 부동산커뮤니티 사이트인 부동산스터디에는 홍 부총리를 두고 “반포자이 아파트를 24억원에 사보라”며 “시세 파악도 못 하고 있느냐”는 의견이 나왔다.

정부는 리센츠 전용 27㎡가 지난달 8억9500만원에 거래돼 7월에 비해 2억원 낮아졌다고도 밝혔다. 하지만 이 단지의 전용 27㎡ 다른 매물은 같은 날 10억7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정부는 또 상계동 불암현대 전용 84㎡도 5억9000만원에 매매됐다고 했다. 하지만 같은 날 6억6000만원에 거래된 기록이 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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