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캐디 4명 중 3명 "고용보험 적용이 오히려 일자리 위협"

입력 2020-09-08 15:06   수정 2020-09-08 15:17


특수고용직(특고) 종사자들에게 고용보험을 적용하기로 한 정부 방침을 두고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경제계는 물론 당사지들도 고용보험 적용에 반대하는 분위기다. 특고는 골프장 캐디, 택배기사, 보험설계사, 가전제품 설치기사 등을 일컫는 말이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8일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설문은 4대 특고 종사자 234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한경연에 따르면 조사대상자의 62.8%가 고용보험 일괄 적용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고용보험 가입에 선택권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50.4%, 의무 가입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12.4%로 집계됐다.

이들이 고용보험 의무가입에 반대하는 것은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일자리 감소 응답의 비중은 골프장 캐디가 77.8%로 가장 높았다. 가전제품 설치기사(65.4%), 택배기사(60.0%), 보험설계사(52.0%) 등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고용보험에 부담을 느낀 사업자들이 특고의 고용을 줄일 것으로 본 것이다.


보험료 산정을 위해 소득을 신고해야 한다는 점을 문제삼은 응답자도 많았다. 소득신고가 다른 사회보험 적용으로 이어질 수 있고(46.6%) 소득 노출도 꺼려진다(17.5%)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이미 소득을 신고하고 있어 상관없다는 답변은 32.5%였다.

한편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특고에 대한 고용보험 적용 등 내용을 담은 고용보험법과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개정안이 의결했다. 특고에게 고용보험을 의무적으로 적용하고 대상 직종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는 것이 골자다.

경제단체들은 정부안에 대해 반대의 뜻을 표명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설문조사와 별도로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영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고용보험 의무가입 논의는 사업주와 특고 모두에게 부담"이라며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안이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도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경총 관계자는 "정부가 특고의 특성을 고려해 당사자의 의견을 수렴한다는 노사정 협약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정부안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특고에 해당하는 근로자 중 원하는 사람만 자신의 부담 하에 고용보험에 가입토록 하는 것이 글로벌 스탠다드"라고 강조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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