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포털 뉴스에 외압…보도지침 되살아난 듯"

입력 2020-09-09 17:24   수정 2020-09-10 01:26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포털 외압’ 논란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병역 특혜 의혹과 함께 이번 정기국회에서 여당의 ‘아킬레스건’이 돼가고 있다. ‘카카오 들어오라 하세요’라는 문자로 시작된 논란이 정치권에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건 발생 초반 정부·여당의 사과와 윤 의원의 상임위원회 교체를 요구했던 국민의힘은 논란이 증폭되자 이제는 의원직 사퇴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반면 여당은 정확한 사진 증거로 인해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한 채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청문회 등 모든 수단 고려”
국민의힘은 9일 윤 의원 의혹에 대한 당 차원의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 화상 의원총회를 열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포털사이트에까지 ‘들어오라, 나가라’ 하면서 뉴스 배열을 좌우하는 일이 드디어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됐다”며 “언론 환경이 기울어져 있다는 짐작은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즉석에서 포털 간부를 불러들이는 정도인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공 시절 보도지침이 되살아난 듯한 느낌”이라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은 이번 언론통제 의혹을 ‘매우 심각한 사안’으로 여겨 국회 윤리위원회 제소, 국정조사, 청문회 등 다양한 수단을 모두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이번 사건을 포함해 앞서 있었던 방송통신위원장의 당·정·청 회의 참석, KBS·MBC 권언유착 의혹 등의 실체 역시 함께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언론 문제를 다루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차원의 대응도 함께 이어가기로 했다. 박성중·박대출·김영식 의원 등 국민의힘 과방위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어제는 문재인 정권 언론통제의 민낯을 여실히 확인할 수 있었던 역사적 하루였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을 향해서는 “과방위 사임은 물론 의원직을 포함한 공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윤 의원이 카카오와 네이버를 몇 차례 불렀고 처리한 내용이 무엇인지와 관련해 국회 사무처 등에 자료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박대출, 김영식 의원은 ‘윤영찬 방지법’을 각각 발의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사이트 대표와 임직원도 부정청탁 금지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의 부정청탁금지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김 의원은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도 신문, 인터넷신문과 같이 언론의 자유와 편집의 독립성 등을 보장하는 내용의 신문진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낙연, 윤영찬에게 ‘경고’
민주당은 사태 수습에 ‘진땀’을 빼고 있다. 야당의 총공세에도 뚜렷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우리 당 소속 의원이 국회 회의 중에 한 포털 매체와 관련해 부적절한 문자를 보낸 것이 포착됐다”며 “(윤 의원에게) 엄중하게 주의를 드린다”고 밝혔다. 당 대표가 상대당이 아니라 소속 의원에게 화살을 돌린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다만 이 대표는 “저를 포함해서 모든 의원이 국민께 오해를 사거나 걱정을 드리는 언동을 하지 않도록 새삼 조심해야겠다”며 단순한 ‘오해’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대표의 경고에 윤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올리고 “제가 의문을 갖고 묻고자 했던 건 뉴스 편집 알고리즘의 객관성과 공정성이었다”며 “하지만 엄밀한 자세와 적절한 언어를 사용하지 못한 점에 대해 질책을 달게 받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서도 “윤 의원이 ‘반쪽짜리 사과’로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뉴스 편집 알고리즘이 아니라 여당 국회의원이 또 다른 ‘언론’이라 할 수 있는 포털 임직원을 오라가라 하면서 뉴스 노출에 외압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와 윤 의원 외에 여당에서 특별한 반응을 내놓은 인사는 없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취재진 카메라에 워낙 사진이 정확하게 포착됐기 때문에 (민주당 의원들이) 거기에 대해 뭐라 말하기 곤란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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