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로부터 넉 달 후인 2017년 9월,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G70을 내놓았다. G70은 공식 출시 행사에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제네시스 사업부장(전무), 루크 동커볼케 현대 디자인센터장(전무), 보제나 랄로바 제네시스 컬러 팀장 등 당시의 주요 임원들이 한꺼번에 참석할 만큼 현대차의 ‘야심작’이었다. 해외에서도 ‘2019 북미 올해의 차’, ‘미국 모터트렌드 2019 올해의 차’ 등에 선정돼 전문가와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G70과 스팅어는 자주 비교 선상에 올랐다. 출시 시점이 비슷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실제로 두 모델은 동일한 플랫폼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출시 초반에 ‘형제차’로 불린 이유기도 하다. '스포츠카'를 표방한다는 공통점도 있다. G70과 스팅어는 현대차 티뷰론(1995년), 투스카니(2001년), 제네시스 쿠페(2008년)의 계보를 잇는 현대·기아차의 대표 스포츠 세단으로 자리잡았다.
결과는 어땠을까. 초반 주도권은 스팅어가 잡았다. 두 모델이 출시된 2017년 스팅어는 국내에서 6122대 팔려 G70(4345대)의 판매량을 웃돌았다. 하지만 2018년부터는 상황이 역전됐다. G70은 한 해 동안 1만4417대 판매돼 스팅어(5700대)를 훌쩍 뛰어넘었다. 2019년에는 G70 1만1206대, 스팅어 3644대로 G70이 3배 이상 더 팔렸다. 올해도 분위기는 다르지 않다. 지난달까지 G70의 누적 판매량은 5652대를 기록해 스팅어(1870대)를 앞서고 있다.

지난 9일 현대차도 ‘더 뉴 G70’을 공개했다. 스포츠 세단의 역동적 디자인을 극대화한 모델이다. 속도감을 표현하기 위해 제네시스 로고의 방패에서 영감을 얻은 ‘크레스트 그릴’을 전조등(헤드램프)보다 낮게 배치하고, 쿼드램프(네 개의 램프)를 두 줄의 대각선 형태로 디자인했다. 전투기 조종석을 연상시키는 실내 운전석, 제네시스 전용 디자인을 적용한 10.25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차량 내 정보 및 오락거리를 제공하는 장비)이 특징이다. 다음달 공식 출시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세단 시장을 노린 두 모델이 같은 시기에 부분 변경모델을 출시하면서 스팅어가 다시 G70을 넘어설 수 있을지 업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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