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베르크 변주곡 앨범 낸 랑랑 "변주마다 다른 '감정' 넣었죠"

입력 2020-09-10 18:54   수정 2020-09-10 19:00


중국의 스타 피아니스트 랑랑(38)이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전곡 앨범을 지난 4일 클래식 레이블 도이치그라모폰(DG)를 통해 발매했다. 그의 첫 바로크 시대 작품 연주 앨범이다. 랑랑은 지금까지 프로코피예프, 리스트, 모차르트와 쇼팽 등 고전주의와 낭만주의 곡들을 주로 녹음했다.

10일 서면 인터뷰를 통해 만난 랑랑은 새 앨범을 준비했던 과정부터 되짚었다. "지난 6월 베를린 스튜디오에서 녹음하려 했지만 코로나19로 틀어졌어요. 당황하진 않았죠. 이미 바흐가 잠들어 있는 성 토마스 성당에서 라이브 버전을 녹음한 게 도움이 됐습니다. 그래서 좋은 피아노를 고르고 음향에 더 신경썼습니다."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사라방드(스페인 춤곡) 형식의 아리아로 시작해 30개의 변주곡에 이어 다시 아리아로 마무리되는 대작이다. 랑랑은 청소년 시절 이 곡을 연주해 평단의 호평을 받았지만 앨범을 내진 않았다."골드베르크 변주곡은 바로크 음악입니다. 당대 하프시코드와 바로크 오르간 등을 어떻게 연주하는지 분석해야 했죠. 바로크 시대의 꾸밈음을 피아노 선율로 풀어내는 작업도 오래 걸렸습니다. 3년 동안 연구한 끝에 바로크 스타일로 연주하는 법을 익혔습니다."

이 곡에는 바흐의 천재성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30곡을 3개씩 쪼개 수학적으로 음을 쌓아올렸다. 세 번째 변주곡은 카논을 배치했다. 카논마다 음을 1도씩 쌓아올렸다. 30번 변주곡에서는 모든 공식을 무시하고 주문에 '쿼드리베트(자유롭게)'를 적었다. 랑랑은 여기에 매료됐다고 했다. "9개의 카논을 가지고 바흐는 절반은 1~15번을, 나머지로 16~30번을 써냈습니다. 마치 뼈대가 튼튼한 피라미드 같아요. 여기에 다양한 변주를 넣었습니다. 16번 곡에선 바로크 오르간 선율이, 15번에선 하프시코드 연주가 들립니다. 어릴적 레고를 가지고 노는 것처럼 즐거웠습니다."

30곡이 넘는 대작이다보니 연주 시간만 약 90분이다. 긴 시간 동안 연주자들이 박자를 놓칠 수도 있다. "반복이 잦다보니 느리게 치라고 적힌 마디를 일부러 더 느리게 연주했습니다. 다른 앨범보다 녹음하는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마지막 아리아도 한 번 더 연주해 3분 정도 늘어났습니다."

랑랑은 바흐의 선율을 통해 들려주려고 싶은 것은 '감정'이다. 변주곡마다 그가 해석한 작품 성격을 녹여낸 것이다. "곡마다 다른 성격을 드러내려 온갖 기법을 활용했습니다. 강약을 조절하고, 레가토(부드럽게 이어치는 기법), 스타카토(한 음을 짧게 끊어치는 기법)을 오갔습니다. 이를 통해 바로크 시대 곡들에는 감정이 없다는 선입견을 부수고 싶었습니다. 낭만주의 작곡가들을 대하듯 온전히 바흐에 마음을 줬습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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