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디지털교도소' 다시 문열어…"이대로 사라지기엔 아깝다"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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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9-11 15:53   수정 2020-09-11 15:55

논란의 '디지털교도소' 다시 문열어…"이대로 사라지기엔 아깝다" [전문]


성범죄자 등 강력사건 범죄자나 혐의가 있다고 지목된 사람의 신상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임의로 공개해 논란을 빚다가 최근 접속이 차단됐던 '디지털교도소'가 운영 재개에 나선다.

디지털교도소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는 11일 '2기 운영자'라 밝힌 인물이 쓴 입장문이 올라왔다. 지난 8일 접속이 차단됐던 디지털교도소가 사흘 만에 다시 문을 연 것이다.

디지털교도소는 올해 5월부터 형사처벌이나 성범죄자 신상공개 처분 여부와 관계없이 신상 정보를 공개해 '사적 응징' 논란을 부른 사이트. 8일부터는 서버 접근이 차단돼 접속이 불가능했다. 최근 허위 제보를 검증하지 못하고 무고한 사람의 신상을 공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비판을 받자 운영진이 사이트를 폐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었다.
"사라지기엔 아까운 사이트…허위 제보 피해자에겐 사과"
2기 운영자는 "1기 운영진들이 경찰에 의해 모두 신원이 특정됐고, 인터폴 적색수배가 된 상황"이라며 "디지털교도소 운영이 극히 어렵다고 생각해 잠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이어 "1기 운영자는 미국 HIS(국토안보수사국)의 수사협조 소식을 들은 후 지난 8월부터 이런 사태에 대비했고 여러 조력자들에게 서버 접속 계정과 도메인 관리계정을 제공해 사이트 운영을 재개해 달라고 부탁했다"며 "고심 끝에 제가 사이트의 운영을 맡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디지털교도소는 현재 여론으로부터 사적 제재 논란으로 많은 비판에 직면해 있고, 사이트 폐쇄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디지털교도소는 이대로 사라지기엔 너무나 아까운 웹사이트"라고 했다.

이어 "허위 제보를 충분한 검증 없이 업로드한 1기 운영진에 피해를 입은 채정호 교수님과 김도윤님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했다. 다만 최근 '지인의 얼굴을 음란물에 합성하고 모욕한 범죄자'로 지목받은 뒤 결백을 주장하다 숨진 채 발견된 서울 소재 명문대 재학생 A씨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다음은 2기 운영자가 쓴 홈페이지 글 전문
안녕하십니까. 디지털교도소를 이어받게 된 2대 운영자입니다.

현재 디지털교도소 1기 운영진들이 경찰에 의해 모두 신원이 특정되었고, 인터폴 적색수배가 된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디지털교도소의 운영은 극히 어렵다고 생각하여 1기 운영진들은 운영을 포기하고 잠적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디지털교도소 1기 운영자는 미국 HSI의 수사협조 소식을 들은 후 8월부터 이러한 사태에 대비하였고, 여러 조력자들에게 서버 접속계정과 도메인 관리계정을 제공하여 사이트 운영을 재개하여 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그리고 고심 끝에 제가 사이트의 운영을 맡게 되었습니다.

디지털교도소는 현재 여론으로부터 사적 제재 논란으로 많은 비판에 직면해 있고, 사이트 폐쇄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디지털교도소는 이대로 사라지기엔 너무나 아까운 웹사이트입니다.

피해자들의 고통은 평생 이어지는 반면 대한민국의 성범죄자들은 그 죄질에 비해 매우 짧은 기간의 징역을 살고 나면 면죄부가 주어집니다.

디지털교도소는 이러한 성범죄자의 관대한 처벌에 한계를 느껴 이들의 신상 정보를 직접 공개하고 사회의 제재를 받도록 해왔습니다.

범죄 재발을 막고, 대한민국 법원의 비상식적 판결에 상처 입은 피해자들을 위로해 왔습니다.

이때까지 그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고 아무도 해결해주지 않았던 온라인 지인 능욕범죄, 음란물 합성유포 범죄 역시 디지털교도소가 응징해 왔습니다.

이대로 디지털교도소가 사라진다면 수감된 수십 명의 범죄자는 모두에게 잊히고 사회에 녹아들어 정상적인 삶을 살게 될 겁니다.

디지털교도소는 앞으로 법원판결, 언론 보도자료, 누가 보기에도 확실한 증거들이 존재하는 경우에만 신상 공개를 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증거 부족 논란이 있었던 1기와는 다르게 완벽한 증거와 그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자료로 성범죄자 신상 공개를 진행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업로드된 게시글 중 조금이라도 증거자료가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가차 없이 삭제하였고, 일부 게시글은 증거 보완 후 재업로드 예정입니다.

허위 제보를 충분한 검증 없이 업로드한 1기 운영진에 피해를 입으신 채정호 교수님, 김도윤 님께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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