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 토크쇼 J' 정치와 언론의 낡은 문법 해체하기

입력 2020-09-12 17:52   수정 2020-09-12 17:53

저널리즘 토크쇼 J(사진=KBS)

기자들의 취재와 전문가 패널의 토크를 통해 한국 언론 보도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는 KBS 1TV <저널리즘 토크쇼 J>. 1년 전, 표창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출연해 “국회가 언론에 의한, 언론을 위한 정치쇼를 한다”라는 거침없는 발언과 함께 정치 보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J 105회에서는 제 21대 국회의 첫 정기국회 개원을 맞이해 정치 보도가 어떻게 달라졌고, 남아있는 고질적 관행이 무엇인지 짚어본다. 관습적인 정치 보도의 관행을 다루기 위해 ‘박주발의’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기자 출신이자 대변인을 경험한 김영우 전 국민의힘 의원이 특별출연한다.



‘류호정 원피스’로 가득한 정치 뉴스, 클릭 수에만 몰두

지난 8월 5일, 포털사이트의 정치 뉴스에는 ‘류호정 원피스’를 헤드라인으로 한 기사들로 가득 채워졌다. 네이버에서 많이 본 뉴스 랭킹 20위권의 기사 중 13건의 기사가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본회의에 입고 참석한 원피스에 대한 것이었다. 정기국회가 시작된 다음 날인 9월 2일에도 정치 카테고리의 기사는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과 김태흠 국민의힘 의원의 ‘손가락 싸움’으로 도배됐다. 임자운 변호사는 “정치부 기자들이 정치를 갈등판으로 만드는 이유가 일단은 그렇게 쓰는 게 익숙해져서 쉽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대중들이 그것을 좋아하기 때문도 분명히 있는 것 같다”라며, 좋은 기사를 재미있게 쓰는 노력, 언론이 주도적으로 보도 가치를 판단해 꾸준하게 쓰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맹탕 국회’ 만드는 건 결국 ‘맹탕 언론’?

김영우 전 의원과 박주민 의원도 언론에 대한 경험을 털어놨다. 2016년 10월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은 국정감사 보이콧을 진행했다. 그러나 사드 배치 등 국방 현안이 산적한 상태에서 김영우 전 의원은 보이콧을 거부했고 같은 당 의원들에 의해 감금당하기도 했다. 이후 보도된 것은 ‘감금’이라는 갈등 사태뿐 왜 보이콧을 거부했는지, 국방 현안에 대한 기사는 찾아볼 수 없었다.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참여했던 임자운 변호사 역시 비슷한 경험이 있다. 국감장에 유명 정치인이 등장하자 카메라가 집중됐고, 그 정치인이 자리를 떠나자 카메라 역시 떠났고, 결국 꼭 알려야 할 환경·노동 이슈들은 주목받지 못했다.

계파 싸움과 갈등에만 초점을 맞춘 정치 보도도 문제였다. 박주민 의원은 얼마 전 끝난 전당대회에서 후보들과 함께 정책에 관한 열띤 토론을 벌였지만, 언론은 당내 계파 이슈에만 집중했다고 전했다. 전당대회 후 기사의 헤드라인은 ‘정책 실종 전당대회’였다. 정파성에 가려 법안에 대해 이중적인 잣대를 보이는 언론에 대해서도 비평했다. 지난 1월 박주민 의원이 법원행정처를 대체할 새로운 기구와 관련해 발의한 법안에 대해서 법관이 아닌 외부인사를 포함했다는 이유로 비판한 보수 언론. 그러나 2년 전 법관이 아예 참여할 수 없는 조항을 담은 동일한 취지의 법안을 발의한 주광덕 전 미래통합당 의원의 법안에 대해서는 침묵했다고 한다.



정치부 기자들이 현장에서 느낀 고충과 대안

비슷한 법안을 발의해도 소속 정당에 따라 나타나는 상반된 태도, 갈등·계파 싸움에만 집중하는 보도는 양당 중심 정치 취재의 고질적 문제점으로 꼽힌다. J가 만나본 정치부 기자들 양당 중심 취재의 문제점을 잘 알고 있었다. 30년 차 김경국 국제신문 정치부 기자는 한쪽의 시각에 함몰된다면 정치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며 언론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조윤호 전 미디어오늘 기자 역시 여당·야당 중심의 취재는 정책에 대한 전체적 맥락을 파악하기 어려운 취재 관행이라고 말했다. 현재 KBS 정치부 의정팀에 근무 중인 김빛이라 기자. 의정팀이라는 새로운 시도가 성공하여 기자들이 클릭 수에 따른 압박에 시달리기보다 법안 발의의 과정, 법안이 필요한 사회적 요구를 보도하는 문화가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J에서도 보다 나은 정치 취재 관행을 위해 대안을 제시한다. 미국의 정론지로 꼽히는 뉴욕타임스에는 기자 개개인이 취재한 녹취록, 취재 메모 등을 축적하여 다른 기자들과 공유하는 시스템이 존재한다. 이러한 취재 아카이브를 통해 단편적인 보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전체적인 맥락이 있는 정치 기사를 작성할 수 있다. 박주민 의원 역시 표피적인 보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부서별 기자들의 협업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했다.

새로운 국회가 시작해도 변하지 않는 정치 보도, J가 정치부 보도의 관행을 타파하고자 현실성 있는 대안과 함께 다시 한 번 문제점을 짚어본다. <저널리즘 토크쇼 J> 시즌2 105회 방송에는 강유정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 팟캐스트 진행자 최욱, 임자운 변호사, 김영우 전 미래통합당 의원,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출연한다. 한국 언론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는 신개념 미디어비평 프로그램 <저널리즘 토크쇼 J>는 이번 주 일요일 밤 9시 40분, KBS 1TV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준현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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