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싸라기' 서울의료원, 2022년 3000가구 공급

입력 2020-09-13 17:07   수정 2020-09-14 00:29


서울시가 30대 청년들을 위해 도입하기로 한 지분적립형주택이 이르면 2022년부터 시장에 공급될 전망이다. 1호 단지로는 강남구 삼성동의 ‘알짜’ 입지에 있는 서울의료원 부지가 유력하다. 정부가 수도권 주택 공급을 위해 대규모 사전청약을 예고했지만 선호도가 높은 서울 내 물량은 미미해 청년층의 주거불안 심리를 잠재우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서울 알짜 분양 2022년부터 시작
13일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등에 따르면 지분적립형주택 방식으로 가정 먼저 선보일 단지로 서울의료원 부지가 검토되고 있다.

이 부지에 공급될 주택은 총 3000가구로 이 중 최소 절반 이상이 지분적립형주택 방식으로 분양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9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3기 신도시와 용산정비창부지 등이 사전청약으로 공급되는 것과 달리 일반적인 선분양 방식으로 공급된다. 사전청약은 본청약 1~2년 전에 일부 물량을 예약하는 것이다.

서울의료원 부지는 이르면 2022년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서울시는 예상했다. 이 부지는 현대자동차 신사옥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인근에 있어 금싸라기 입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하철 2호선 삼성역과 9호선 봉은사역에서 가깝고 영동대로 지하공간 개발이 완료되면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C노선)도 들어선다. ‘강남 로또’가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지분 100%를 소유하는 데 걸리는 기간을 최장 30년으로 정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서울의료원 부지는 개발 기본 구상과 타당성 검토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분양을 위해서는 시의회의결 지구지정 실시계획인가 절차 등을 추가로 거쳐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유지라서 부지 매입 등 절차가 필요 없고 이전부지를 찾지 않아도 돼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분적립형 분양주택 모델은 분양가의 20~40%를 우선 내고 소유권 지분 일부를 취득한 다음 나머지 지분은 20~30년 동안 차근차근 가져오는 방식이다. 공공분양의 한 유형으로 지난 ‘8·4 공급 대책’에서 도입됐다. 기존 공공분양과 비교하면 초기 자금 부담이 작다. 자금 동원력이 낮은 2030세대의 내 집 마련 기회를 늘리기 위해 SH공사 도시연구원에서 고안했다.
분양 방식 고려해 청약 전략 짜야
서울시와 SH공사가 8·4 대책을 통해 확정한 서울 내 지분적립형주택 공급 물량은 총 1만7000가구다. 서울의료원을 시작으로 2028년까지 순차적으로 공급이 이뤄진다. 초고층으로 추진되는 △상암동 DMC 미매각 부지(2000가구) △마포구 서부면허시험장(3500가구) △SH 마곡 미매각 부지(1200가구) 등에 지분적립형주택이 도입된다.

예비 청약자의 관심이 높은 용산정비창 부지에도 지분적립형주택이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 다만 2022년 말로 예정된 사전청약 3000가구는 일단 대상에서 제외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에 발표한 사전청약 물량은 기존 공공분양 방식”이라며 “향후 사업시행자가 일정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지분적립형으로 변경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직 사업시행자가 확정되지 않은 태릉골프장 부지(1만 가구)에도 일부 도입될 수 있다.

SH공사가 아닌,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시행자로 참여하는 사업장에서는 이익공유제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분양을 받은 사람이 전매제한 기간(5~10년) 이후 해당 주택을 처분할 때 시세 차익의 일정 비율을 LH에 공유하는 방식이다. 지분적립형과 비교하면 초기 자금은 더 많이 드는 대신 소유 구조가 단순하다. 보유 기간과 실거주 기간이 길수록 이익 공유를 적게 한다. 단기 보유·거주자는 최대 80%의 이익을 공공과 공유하는 안이 검토되고 있다. 태릉골프장을 비롯해 용산 캠프킴용지(3100가구), 서초구 반포동 서울지방조달청부지(1000가구) 등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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