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 취업준비생들도 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보고 있다. K씨(26세)도 그런 피해자 중 한 명이다. 그는 국내 대학 재학 중이던 3년 전부터 일본으로의 취업을 준비했다. 지난해 말 희망하던 규슈의 한 회사에 합격했으나 올 9월까지도 출근을 못했다. 입사일은 지난 4월 1일이지만, 해외 거주 외국인들에게 신규 비자발급이 중단돼 일본 입국길이 막혔다. 이 회사는 다행히도 해외 입사자들에게 온라인으로 업무를 주고, 월급을 지급하고 있다.지난해까지 한국 젊은이들의 일본 취업은 양과 질 모두 개선됐다. 그전까지는 자영업, 서비스업이나 중소기업 중심으로 취업이 이뤄졌으나 최근 10여 년 새 대기업, 금융회사, 지방자치단체 등이 한국인 채용을 늘려왔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컴퓨터나 영어 등 기본 업무 역량이 뛰어난 데다 조직 적응력도 우수해 평판도가 높아진 덕분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내년에는 올해보다 기업들의 채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올림픽이 열리고, 일본 산업의 디지털화에 따라 정보기술(IT), 소프트웨어, 문화산업 등에서 한국 인재들의 활동 공간이 커졌다.
입사 당락은 자기소개서와 면접에서 갈린다. 회사에서 요구하는 어학성적이나 학점의 문턱이 높지는 않다. 대신 자기소개서는 충실히 작성해야 한다. 조직생활의 기본 역량을 갖췄는지가 체크 포인트이다. 운동, 동아리 등 학창생활과 본인의 관심 분야를 도드라지게 쓰는 게 좋다. 면접시험은 까다롭다. 실무면접에서 기본 업무 소양을, 최종 면접에선 회사에 대한 충성도와 장기 근속 가능성을 묻는다. 예를 들어 “합격하면 언제까지 우리 회사에서 일할 것인가” “당신의 체력은 어떤가”라고 질문한다. 체력이 강인하고, 정년까지 최선을 다해 일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일본 기업은 대체적으로 보수적이며, 개인의 ‘창의성’보다 ‘조직 안정성’을 우선시한다. 본인의 적성과 체질이 일본 문화에 맞는지 먼저 체크한 뒤 일본 취업을 판단하는 게 좋다.ㅡ눈앞의 사건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긴 호흡으로 취업을 준비해야 한다.
최인한 < 시사아카데미 일본경제사회연구소장 >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