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딸·추미애 아들엔 침묵…정유라만 '재소환'한 이재명 [전문]

입력 2020-09-14 10:02   수정 2020-09-14 10:04


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가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은행권 채용 비리 보도를 공유하며 "'돈도 실력이야, 니네 부모를 원망해' 지난 2016년 온 국민을 거리로 나오게 한 정유라의 말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재명 지사는 그동안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추미애 법무부장관 자녀 의혹에 대해서는 침묵해왔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지사의 장점은 불의와 특혜를 보면 그 대상이 친문 권력이어도 싸웠다는 것"이라며 "결국 공정의 가치를 내버리면서 친문(親文)의 아부꾼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지사는 해당 기사를 언급하며 "분통을 터뜨리는 분, 별반 새롭지 않다며 체념하며 보신 분, 특권층처럼 자식에게 해줄 수 없어 못내 가슴을 쓸어내린 부모님들도 계시겠다"며 "이런 일이 유독 최근에만 많아진 것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 사회가 87년 민주화와 두 번의 민주정부를 거치며 상당 부분 공정한 사회가 된 것도 맞지만 그때와 달리 양극화가 가속화되고 고용없는 성장이 계속되는 시대에는 한 번의 불공정이 미치는 기회의 불균형이 너무도 큰 격차와 정서적 박탈감을 만들어 낸다"고 했다.

그는 "인천공항 정규직 논란에서 청년들이 보였던 분노의 기저에는 신분제에 가까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 문제가 자리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생각하는 국민들의 요구는 크게 어렵지 않다. 우선 기본부터 잘하라는 것이다. 최소한의 공정성은 지켜지는 사회를 만들라는 것이다. 큰 부귀영화를 누리지는 못하더라도 노력한 만큼의 대가는 보장하는 사회를 만들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사가 말하고 있듯 비리가 발견되었다면 그에 따른 분명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 그게 기본"이라며 "논란이 되니 잠깐 고개 숙였다가 시간이 지나면 유야무야 넘어가는 식으로는 한국사회에 희망이 없다"고 했다.

한편 이재명 지사는 추미애 장관과 조국 전 장관 자녀 관련 의혹은 침묵하거나 적극 감쌌었다.

이재명 지사는 추미애 장관 아들 문제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들여다 보지 못해서, 정확히 모르겠다"면서 "저는 마녀사냥을 평생 당해온 사람이어서 대체적으로 침소봉대거나 좀 팩트와 벗어난 것들이 많더라는 제 개인적 경험을 갖고 있다. 정확히 모르겠다"고 했다.

이재명 지사는 조국 전 장관과 관련해선 지난해 8월 페이스북에서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지금의 상황은 비(非)이성의 극치인 마녀사냥에 가깝다"며 "일방적 공격을 가해 놓고 반론 기회조차 박탈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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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도 실력"인 사회는 현재진행형입니다>

늘 '진실탐사그룹 셜록'의 활약을 보며 감탄했던 사람으로서 이번 시리즈도 실망시키지 않습니다. 각종 은행권 채용비리 문제가 불거진 이후를 추적한 기사입니다.

"돈도 실력이야, 니네 부모를 원망해" 지난 2016년 온 국민을 거리로 나오게 한 정유라의 말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21세기 한국사회의 절망감을 이 한마디 말 만큼 정확히 표현할 수 있을까요. 고상한 말로 하면 '세습 자본주의' 사회입니다.

마음 편히 기사를 읽은 분이 별로 없을 것입니다. 분통을 터뜨리는 분, 별반 새롭지 않다며 체념하며 보신 분, 혹은 기사에 나온 특권층 처럼 자식에게 해줄 수 없어 못내 가슴을 쓸어내린 부모님들도 계시겠지요. 저도 기사 시리즈를 하나하나 읽어가는 동안 복잡한 감정이 스쳤습니다.

이런 일이 유독 최근에만 많아진 것은 아닐 것입니다. 한국 사회가 87년 민주화와 두번의 민주정부를 거치며 상당부분 공정한 사회가 된 것도 맞습니다.

그러나 그 때와는 달리 양극화가 가속화되고 고용없는 성장이 계속되는 시대에는 한번의 불공정이 미치는 기회의 불균형이 너무도 큰 격차와 정서적 박탈감을 만들어 냅니다. 인천공항 정규직 논란에서 청년들이 보였던 분노의 기저에는 신분제에 가까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 문제가 자리하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국민들의 요구는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우선 기본부터 잘하라는 겁니다. 최소한의 공정성은 지켜지는 사회를 만들라는 겁니다. 큰 부귀영화를 누리지는 못하더라도 노력한 만큼의 대가는 보장하는 사회를 만들라는 겁니다.

기사가 말 하고 있듯 비리가 발견되었다면 그에 따른 분명한 조치가 있어야 합니다. 그게 기본입니다. 논란이 되니 잠깐 고개 숙였다가 시간이 지나면 유야무야 넘어가는 식으로는 한국사회에 희망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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