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림 '마법의 웨지'는 선수 맞춤용 아닌 기성품

입력 2020-09-14 17:44   수정 2020-12-13 00:02

14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 ANA인스퍼레이션. 우승을 차지한 이미림(30·사진)만큼이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건 그의 웨지다. 그가 그린 주변 ‘칩인’으로만 마지막 날 4타를 줄이면서다. 선두에 2타 뒤진 18번홀(파5)에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간 이글을 잡은 것도 칩샷 덕분이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는 “메이저 챔피언십에서 ‘물오른 퍼트감’을 앞세워 우승한 선수는 봤지만 이미림은 ‘물오른 웨지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고 했다.

이날 우승에 일등공신 역할을 한 웨지는 타이틀리스트사 웨지 브랜드 보키의 SM8. 선수 맞춤형 주문제작 제품이 아니라 시중에 판매되는 기성품이다. 이미림은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타사 브랜드로 바꿨다가 잘 맞지 않자 2년 전 한국에 들어올 때 다시 옛 클럽을 찾았다. 이전 모델인 SM7부터 사용했고 신제품인 SM8이 올해 초 출시되자 똑같은 스펙으로 모델만 바꿔 사용 중이다. 그는 50도와 54도, 58도 등 세 개의 웨지를 사용한다. 전성기 때 썼던 클럽을 쓰자 실력도 함께 돌아온 셈이 됐다.

이미림은 이날 6번홀과 16번홀(이상 파4)에선 58도 웨지를 사용해 공을 띄운 뒤 굴려 홀 안에 집어넣었다. ‘이글 칩인’이 나온 18번홀에선 54도로 볼을 쳤다. 홀 옆 약 1.5m 거리에 공을 붙인 연장 1차전에서도 그는 퍼터를 들었다가 다시 집어넣더니 58도 웨지를 선택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홀로 홀 옆에 공을 붙여 버디로 우승을 확정했다.

이미림은 정석 칩샷을 구사한다. 최송이 전 LPGA투어프로는 “아마추어들은 팔과 손목만 너무 많이 써 토핑이나 뒤땅 섕크가 자주 나는데, 이미림 같은 프로들은 몸 전체를 ‘마치 풀스윙의 축소판’처럼 연결해 회전한다”며 “다운스윙에서 감속 없이 일정한 템포로 가속한다는 것도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라고 했다.

강해진 체력 덕분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는 4년 전 마라톤클래식 최종라운드 18번홀에서 칩샷을 붙이지 못해 보기를 범했다. 그 실수로 연장으로 끌려갔고 결국 준우승에 머무른 과거가 있다. 당시 이병옥 JTBC골프 해설위원은 “(이미림의) 스윙 템포가 갑자기 빨라졌다”며 “이미림 선수가 체력이 떨어져 몸이 빨리 열리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미림은 이 대회를 앞두고 웨이트 트레이닝에 매진하며 체중을 7㎏ 줄이고 근력은 대폭 키웠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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