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홍콩·위구르 문제 건드리자…시진핑 "내정간섭"

입력 2020-09-15 17:28   수정 2020-12-14 00:02


유럽연합(EU)이 중국과의 정상회담에서 공정한 무역을 거듭 압박하고 홍콩과 신장위구르자치구 등에서의 인권 문제를 제기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 인권 문제에 대한 지적이 내정 간섭이라고 반발했다. 미국은 신장위구르에서 생산한 면직물과 의류 등 일부 품목이 강제 노동의 산물이라며 수입을 금지했다.
“유럽은 중국의 놀이터가 아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행정부 격인 EU 집행위원회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위원장, 올 하반기 EU 순회 의장국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14일(현지시간) 시 주석과 화상 회담을 했다.

양측은 이날 회의에서 중국·유럽 지리 표시 협정을 맺는 한편 투자협정 협상에 속도를 내 올해 마무리짓도록 노력하기로 결의했다. EU와 중국은 2014년부터 투자협정 협상을 벌이고 있다. EU는 이를 통해 중국 시장을 열고 여러 제한을 없애 유럽 기업을 위한 새로운 투자 기회를 만들기를 바라고 있다.

미셸 상임의장은 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유럽은 (중국이 뛰는) 경기장이 아니라 중국과 경기하는 선수”라며 “우리는 양측이 상호주의에 입각해 더 공정하고 균형 잡힌 관계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이 공정하고 자유로운 무역을 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유럽 내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도 “유럽의 기업과 투자자들은 여전히 통신과 정보기술(IT), 헬스케어 등의 부문에서 중국의 장벽이 높다고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EU는 이날 홍콩 국가보안법, 신장위구르족 탄압 등 중국의 인권 문제도 제기했다. 미셸 상임의장은 “우리는 중국에 홍콩 주민과 국제사회에 대한 그들의 약속을 지킬 것을 촉구했다”며 “인권 운동가와 언론인 처우에 대한 우려도 함께 밝혔다”고 했다.

미국이 주도해온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국 책임론 등에 유럽 국가들은 조심스런 시각을 보여왔다. 하지만 EU가 이번 정상회담에서 공정 무역과 인권 문제를 직접 거론하면서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내정 간섭 말라”
시 주석은 중국 인권 문제에 대한 언급을 ‘간섭’이라며 반박했다. 그는 “홍콩 및 신장 문제의 본질은 중국의 국가 주권과 안전, 통일을 수호하고 각 민족이 편안히 살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라며 “중국은 그 어떤 세력이나 국가가 중국에 불안정과 분열을 책동하거나 중국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 주석은 “인권과 관련해 각국이 우선 자기 할 일을 잘해야 한다”며 “EU가 이중 잣대를 들이대는 것을 반대하며 중국은 EU가 상호 존중에 따라 교류를 강화하고 발전시키길 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EU에 평화 공존, 개방 협력, 다자주의, 대화 협상 등 네 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한편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은 이날 강제 노동을 이유로 중국 신장에서 생산되는 일부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인도보류명령(WRO)을 발표했다. CBP는 “중국 정부가 위구르족을 비롯한 소수 민족들에게 조직적인 학대를 자행하고 있으며 강제 노동은 끔찍한 인권 침해”라고 비판했다. WRO가 발효되면 인신 매매, 아동 노동, 인권 침해 등이 의심되는 선적을 CBP가 억류할 수 있다.

수입 금지 품목은 신장 지역 5개 특정 제조업체에서 생산하는 면직물, 의류, 헤어제품, 전자제품 등이 포함됐다. 미국 정부는 신장산 토마토 등에 대한 광범위한 수입 금지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장은 중국산 면의 85%가 생산되는 곳이다. 미국은 작년 신장을 포함한 중국산 면직물 500억달러(약 59조원)어치를 수입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7월에도 위구르족 등 소수 민족 인권 침해에 연루된 중국 기업 11개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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