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누르니…이촌·목동 등 리모델링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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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9-16 17:14   수정 2020-09-17 02:56

재건축 누르니…이촌·목동 등 리모델링 '바람'


정부가 재건축 규제를 대폭 강화하면서 비교적 사업 추진이 수월한 리모델링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부족한 사업성을 이유로 리모델링 사업 수주에 소극적이었던 대형 건설회사들도 바뀌고 있다. 수주전에 적극 뛰어들면서 리모델링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 30조원 수준인 국내 리모델링 시장 규모가 2025년 37조원으로 성장하고 2030년에는 44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늘어나는 리모델링 추진 단지
1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잠원동 잠원동아 리모델링 추진위원회는 최근 리모델링 전문 정비업체 토브씨앤씨와 계약을 맺고 사업 추진을 서두르고 있다. 991가구 규모인 이 아파트는 리모델링을 통해 1139가구 규모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추진위는 오는 11월 28일 조합창립총회를 열 예정이다.

2008년 리모델링 조합을 설립한 서울 강남구 개포동 대치2단지는 사업 추진 12년 만인 지난 5월 서울시 건축 심의를 통과했다. 1753가구 규모인 이 단지는 강남권 리모델링 추진 단지 중 규모가 가장 크다. 리모델링이 완료되면 가구 수가 1988가구로 대폭 늘어날 예정이다. 서울 송파구 리모델링 사업지 중 최대 규모인 문정시영아파트는 1차 안전진단을 진행 중이다. 준공 30년을 이미 넘긴 이 단지는 리모델링을 통해 기존 1316가구에서 1512가구로 200가구 가까이 늘어나게 된다.

여러 단지가 공동으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사례도 있다. 서울 용산구 이촌동 이촌코오롱(834가구)과 강촌(1001가구)은 최근 공동 리모델링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를 맺고 지난달 29일 온라인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동작구 사당동에서는 우성2·3차와 극동, 신동아4차 4개 단지가 리모델링 조합설립인가를 위한 추진위를 구성하고 주민동의 절차를 밟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2분기 서울 시내 리모델링 추진 단지 중 추진위 단계를 넘어선 단지는 총 56곳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곳 늘었다.
준공 15년 지나면 사업 가능
리모델링 바람이 부는 것은 분양가 상한제와 정밀안전진단 강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으로 재건축 추진이 어려워진 탓이 크다. 리모델링은 재건축에 비해 조건이 덜 까다롭다. 준공된 지 15년이 지나고 안전진단 등급이 수직 증축은 B등급, 수평·별동 증축은 C등급 이상이면 리모델링을 할 수 있다. 주민 동의율도 66.7% 이상이면 돼 재건축의 75% 이상보다 낮다.

건축 기술이 발전하고 시공 사례가 축적되면서 리모델링 품질이 좋아지고 있다. 그동안 관련 규정이 마련되지 않아 인허가를 받기 어려웠던 내력벽 철거와 수직 증축 리모델링도 활성화될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리모델링을 위한 가구 간 내력벽 철거 안전성 연구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이 결과는 올해 발표될 예정이다.

그간 사업성 부족을 이유로 리모델링 사업 수주에 소극적이었던 대형 건설사들도 태도를 바꾸고 있다. 경쟁입찰을 하고 있는 서울 양천구 신정동 목동우성2차 리모델링 사업에는 롯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참여해 입찰보증금을 납부했다. 입찰 마감일이 다음달 27일로 한 달 이상 남아 있어 참여 업체가 더 늘어날 수 있다. 이촌동에서는 653가구 규모의 이촌현대아파트가 최근 롯데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잠원동아 리모델링 사업에는 현대건설, 삼성물산, GS건설 등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과거 리모델링은 사업 완료 후 분양할 수 있는 물량이 10여 가구 내외여서 수익이 나지 않았다”며 “하지만 앞으로 내력벽 철거, 수직 증축이 가능해지면 추가 물량이 많아져 사업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용석 건산연 연구위원은 “2000년대 들어 지어진 아파트들은 과거에 비해 용적률도 높고 내진 설계 등이 더 잘 돼 있어 재건축을 추진할 이유가 적다”며 “상당수 단지가 리모델링에 관심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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