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첫날 111.6% 급등…버핏, 하루 만에 9500억원 벌었다 [이고운의 머니백]

입력 2020-09-17 08:11   수정 2020-10-17 00:32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대형 기술주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하는 와중에 혼자서 ‘화끈한’ 수익률을 낸 초대형 신인 기술주가 등장했습니다.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 이례적으로 공모주 투자자로 나서며 더욱 화제를 모은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기업 스노플레이크(Snow flake·티커 SNOW)입니다. 평소 ‘공모주 투자=복권’이라고 여기던 버핏 회장은 반세기 만에 본격적인 공모주 투자에 나선 결과 상장 첫날에만 1조원 가까운 차익을 올렸습니다.
82조원짜리 '무서운 신인' 스노플레이크, 우버 델 GM 시총 제쳤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신규상장한 스노플레이크는 공모가(120달러)보다 111.6% 급등한 253.93달러로 장을 마쳤습니다. 장중 한때 공모가보다 165.8% 높은 319달러까지 뛰었습니다. 같은날 나스닥시장에서 대장 기술주인 MAGAT(마이크로소프트· 애플·구글·아마존·테슬라)가 일제히 하락한 것과 정반대입니다.

공모금액(33억6000만달러) 기준으로 스노플레이크의 기업공개(IPO)는 미 소프트웨어 기업 중에서 사상 최대, 올해 뉴욕증시 기준으로는 전 업종을 통틀어 최대(스팩 제외)라는 기록을 썼습니다. 상장하자마자 주가가 공모가보다 104% 뛰었는데요. 뉴욕증시 역사상 2006년 이후 14년만에 최대 상승폭이라고 합니다. 지난 2월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 당시 기업가치보다 상장 첫날 시총이 6배 불어났습니다.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 스노플레이크의 시가총액은 705억달러(약 82조원)입니다. 우버(660억달러), 델(503억달러), 제너럴모터스(455억달러) 등 미 주요기업들의 시총을 단숨에 제쳤습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꽤 유명하긴 했지만 일반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2012년 설립된 적자 스타트업의 기업가치가 시장에서는 이 수준으로 인정받은 겁니다. 스노플레이크의 최근 연간(지난해 2월~올 1월) 매출은 전년보다 174% 늘어난 2억6470만달러였고 이 기간 적자는 1억7100만달러였습니다.

스노플레이크는 데이터 웨어하우징(Data Warehousing) 기업입니다. 기업들이 클라우드에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분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합니다. 기업 경영에서 빅데이터 활용이 중요해지고, 이에 따라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이전해 통합 관리하려는 수요가 폭증할 것이라는 기대가 스노플레이크의 주가에 반영됐다는 평가입니다. 다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웹서비스 등 클라우드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대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가 불안요인입니다.

스노플레이크의 화려한 데뷔는 성장기업, 그 중에서도 기술기업에 대한 엄청난 투자수요를 보여줍니다. 대형 기술기업 주가가 과도한 밸류에이션 논란과 나스닥 조정으로 최근 출렁이고 있지만, 스노플레이크의 성공을 볼 때 여전히 투자자들은 기술기업이 미래라고 여기는 듯합니다. 스노플레이크와 같은날 나스닥에 신규상장한 소프트웨어 회사 제이프로그(JFrog)도 공모가보다 47.25% 뛴 64.79달러로 마감했습니다.
버핏, 스노플레이크 공모주 투자로 상장 첫날 9500억원 벌었다
지난 8일 버핏 회장이 스노플레이크에 투자한다는 소식이 알려졌을 때 시장이 놀란 이유는 두가지였습니다. 일단 벅셔해서웨이가 기술기업, 그것도 스타트업 투자에 손을 댔다는 점입니다. 벅셔해서웨이가 애플 투자로 좋은 실적을 내며 기술기업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긴 했지만 바로 기술 스타트업에 손을 뻗을 것이라는 예상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두번째 이유는 버핏 회장이 공모주 투자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동안 벅셔해서웨이는 공모주 투자에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CNBC에 따르면 버핏 회장은 1956년 포드자동차 공모주 투자 이후에는 공모주시장에 발을 딛지 않았다고 합니다. 지난해에는 CNBC에 출연한 버핏 회장이 우버 IPO에 투자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54년 동안 공모주 투자라는 것을 해본 적이 없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버핏 회장은 공모주 투자 자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상당히 회의적이었습니다. 그는 2012년 벅셔해서웨이의 주주총회에서 “주식 판매자가 결정권을 쥐고 있는데도 공모가가 저렴하게 책정될 것이라는 발상 자체가 넌센스”라고 공모주 투자 구조 자체를 비판했습니다. 2016년에는 공모주 투자란 복권 매입이나 마찬가지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벅셔해서웨이가 2018년 브라질 디지털결제회사 스톤코의 IPO시 투자하긴 했지만 벅셔해서웨이에서는 주요 투자로 여기진 않는 듯합니다.

이번 스노플레이크 투자도 버핏 회장의 측근인 벅셔해서웨이 임원들이 주도했다는 후문입니다. 애플 투자도 버핏 회장이 앞장서지 않았듯 말입니다.


어쨌든 ‘대박’이 났습니다.

벅셔해서웨이는 공모가 기준으로 2억5000만달러어치를 매수하기로 했습니다. 또 역시 공모가로 스노플레이크 구주 소유자로부터 404만여주를 사들이기로 했습니다. 이 계약이 모두 이행했다는 전제 아래 스노플레이크 공모가를 기준으로 벅셔해서웨이는 7억3500만달러를 투자했고, 16일 종가를 기준으로 한 보유지분 가치는 약 15억5500만달러가 됩니다. 그렇다면 벅셔해서웨이가 스노플레이크 상장 첫날 거둔 평가차익만 8억2000만달러(약 9500억원)입니다.

버핏 회장처럼 미 공모주에 투자하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난 7월 ‘SK바이오팜의 무서운 질주…미국 새내기주도 그래요’에서도 소개해 드렸듯이 IPO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나 상장 후 매입, 관련 펀드 투자 외에는 선택지가 없습니다. 미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개인의 공모주 청약제도가 없습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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