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들 "두 바퀴보다 네 바퀴가 낫다"…경차·초소형 전기차 '배달의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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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9-18 17:23   수정 2020-09-25 16:58

배달앱들 "두 바퀴보다 네 바퀴가 낫다"…경차·초소형 전기차 '배달의 질주'


생수 한 병, 과자 한 봉지도 배달하는 시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비대면 특수로 호황을 맞은 배달업체들이 초소형 전기차, 경차 등 사륜차로 눈을 돌리고 있다. 오토바이 등 이륜차에 비해 많은 물건을 실을 수 있는 데다 안전사고 빈도가 낮은 게 사륜차의 장점이다. 크기가 작은 차들이 ‘차세대’ 배달수단으로 주목받으면서 완성차업계도 새로운 시장인 배달업체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배달물량 폭증…한 번에 많이 실어야
18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이달 초 일부 지역에서 경차를 통한 배달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시작했다. 서울 강남지역에서 초소형 전기차를 통한 배달을 시작한 데 이어 모닝, 레이, 스파크 등 경차로도 운영 차종을 늘렸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테스트를 거쳐 중장기적으로 사륜차 배달 비중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달대행업체 ‘부릉’을 운영하는 매쉬코리아도 올 들어 사륜차로 배달 서비스에 나섰다.

배달업체들이 사륜차를 활용하기 시작한 건 최근 몇 년 새 배달 물량이 폭증했기 때문이다. 짐을 많이 실으면서도 상대적으로 안전한 초소형 전기차나 경차가 필요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에 따르면 음식배달 앱 이용자 수는 2015년 1000만 명에서 2020년 3000만 명으로 급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륜차는 오토바이에 비해 ‘배민 커넥트’처럼 전업 배달기사가 아니라 부업으로 배달하는 사람들이 적응하기도 쉽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의 초소형 전기차인 트위지는 현재 미스터피자, BBQ, 쉑쉑버거 일부 지점의 배달에 투입되고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차체 길이가 2m, 폭은 1m가 조금 넘어 주차하기 편리하다”며 “외관도 눈길을 끄는 모습이어서 차량을 통한 광고 효과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연간 초소형 전기차 판매량은 2017년 768대에서 지난해 2764대로 약 3.6배 증가했다. 배달의민족이 경차 배달 테스트에 나선 것도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모닝, 레이, 스파크 등 경차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약진으로 수년째 판매 부진을 겪어왔다.

충전속도·주행거리가 관건
사륜차 배송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배달은 신속성이 가장 중요하다. 오토바이는 교통체증 속에서도 차량 사이를 가로지를 수 있지만, 사륜차는 차량 정체에 영향을 받는다. 초소형 전기차는 정기적으로 배터리도 충전해야 한다. 현장을 뛰는 배달기사들이 아직까지 오토바이를 더 선호하는 이유다.

이륜차 시장은 코로나19 사태로 더 커졌다. 한국이륜차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월 이륜차 등록 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2만 대 증가했다. 배달용으로 주로 쓰이는 배기량 125cc 오토바이가 특히 많이 늘었다.

업계에선 그럼에도 사륜차 비중이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안전사고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오토바이 교통사고 사망자는 265명으로 지난해보다 13.7% 증가했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안전사고 증가는 배달인력의 인적 손해는 물론 기업의 이미지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더 안전한 사륜차 도입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완성차 기업들은 배달업체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업그레이드에 나섰다. 초소형 전기차를 생산하던 쎄미시스코는 최근 경형 전기차 ‘EV 제타’를 선보였다. 초소형 전기차에서는 불가능했던 초고속 충전 기능을 탑재해 배터리 충전 시간을 줄였다. 르노삼성도 트위지의 충전 속도, 주행거리 등을 개선하기 위해 연구개발(R&D)을 하고 있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배달업체를 먼저 잡는 업체가 초소형 전기차와 경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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