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에 빅히트·카뱅…IPO시장 더 '센 놈'들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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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9-24 17:22   수정 2020-09-25 02:17

크래프톤에 빅히트·카뱅…IPO시장 더 '센 놈'들이 온다

기업공개(IPO) 시장에 ‘대어’들이 몰려오고 있다.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게임사 크래프톤이 24일 증시 상장 작업에 들어갔다. 전날엔 카카오뱅크가 상장을 공식 선언했다. LG화학에서 분사하는 LG에너지솔루션, SK케미칼 자회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도 증시 입성을 위해 서두르고 있다. 최근 증시 급락으로 주춤한 공모주 시장이 수조원대 기업 가치를 지닌 ‘새 얼굴’의 등장으로 다시 활기를 찾을지 관심을 모은다.

몸값 30조원 크래프톤 출격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주요 증권사를 대상으로 상장 주관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하기 시작했다. 다음달 중순까지 제안서를 받고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주관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크래프톤은 인기 1인칭 슈팅게임(FPS) ‘배틀그라운드’를 전 세계에 히트시킨 게임회사다. 기업가치만 3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회사는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8872억원, 영업이익 513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넷마블(1022억원)과 엔씨소프트(4504억원)를 더한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중국 텐센트가 현지에서 서비스하는 중국판 배틀그라운드 ‘화평정영’ 매출이 전년 대비 40% 급증하면서 올 들어 실적이 급격히 개선됐다. 순이익은 40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네 배 증가했다. 올해는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상장된 게임회사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이 30~40배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크래프톤의 기업가치는 30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게임업종이 비대면산업으로 주목받으면서 몸값이 더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출시 예정인 신작 PC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엘리온’이 흥행에 성공하면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크래프톤은 신작 모멘텀을 살려 내년 1조원 이상의 자금을 증시에서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상장 속도 내는 대어들
크래프톤은 당초 미국 나스닥 상장도 검토했다가 국내 상장으로 선회했다. 지난 10일 상장한 카카오게임즈가 대박을 터뜨린 것을 보고 국내에서 더 높은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게임즈는 공모가 2만4000원, 예상시가총액 1조7569억원을 제시했으나 상장 후 주가가 세 배 이상인 8만9100원까지 치솟았다. 24일 종가 기준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3조8000억원이다. 시장에서 예상한 적정 기업가치보다 1조원 이상 높다.

시중의 풍부한 유동자금이 공모주 시장에 쏠리고 있는 것도 이유로 꼽힌다. 카카오게임즈 청약에는 역대 최대인 59조원의 뭉칫돈이 몰렸다. 이 때문에 조(兆) 단위 자금이 필요한 기업들이 상장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은 나오기만 하면 무조건 성공한다는 말이 돌 정도로 공모 자금 조달 여건이 최상인 상태”라며 “기업들이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열기가 사그라들기 전에 상장하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올 하반기 IPO 계획을 발표한 대어는 크래프톤 외에 카카오뱅크, SK바이오사이언스, 한화종합화학 등이 있다. 이 기업들의 공모규모는 올해 IPO 대어로 꼽혔던 SK바이오팜(9593억원)과 빅히트엔터테인먼트(9626억원)에 맞먹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뱅크는 기업가치가 최대 8조원으로, 장외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은 36조원에 달한다. LG화학에서 물적 분할되는 2차전지 회사 LG에너지솔루션도 내년 상장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백신 개발사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시기에 맞물려 공모를 서두르고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이날 이틀 일정으로 수요예측을 시작했다. 공모가 수준이 만만치 않아 첫날 기관투자가들의 참여 열기는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빅히트의 희망 공모가는 10만5000~13만5000원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첫날이라 의무보유확약을 신청한 기관도 예상보다 적은 것으로 보인다”며 “청약 마지막 날 대부분 기관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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