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서해 피격사건에 "남녁동포에 실망 줘 대단히 미안"

입력 2020-09-25 16:00   수정 2020-09-25 16:1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5일 서해상의 우리 공무원 피격사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준 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사과입장을 밝혔다. 정부가 북한을 강력 규탄하며 진상규명을 요구한 지 하룻만에 북한이 김정은의 사과입장과 재발방지를 담은 통지문을 보내온 것은 이례적이다.

서훈 청와대 안보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일과 관련해 오늘 오전 북측에서 우리측에 통지문을 보내왔다"며 전문을 공개했다. 김정은은 통지문에서 "가뜩이나 악성 비루스(바이러스) 병마 위협으로 신고하고 있는 남녘 동포들에게 도움은 커녕 우리측 수역에서 뜻밖의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유감의 뜻 전해왔다.

북측은 "우리 지도부는 이와 같은 유감스런 사건으로 인하여 최근에 적게나마 쌓아온 북남사이의 신뢰와 존중의 관계가 허물어지지 않게 더욱 긴장하고 각성하며, 필요한 안전대책을 강구하는 데 대해 거듭 강조하였다"고 전했다.

북측은 "우리측은 북남사이 관계에 분명 재미없는 작용을 할 일이 우리측 수역에서 발생한 데 대하여 귀측에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북한은 이번 사건에 대해 "일어나지 말아야할 일이 발생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실수'라는 표현을 써가며 이번 사안이 우발적 사고라는 점을 부각했다. 북측은 "이같은 불상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상경계감시와 근무를 강화하며 단속 과정에 사소한 실수가 큰 오해를 부를 수 있는 일이 없도록 앞으로 해상에서는 단속 취급 전 과정을 수록하는 체계를 세우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피격 공무원의 시신훼손에 대해서도 우리 군의 조사와 다른 입장을 밝혔다. 북측은 "사격 후 아무런 움직임도 소리도 없어 10여미터까지 접근해 확인수색하였으나 정체불명의 침입자는 부유물위에 없었으며 많은 양의 혈흔이 확인되었다"며 "불법침입자가 사살된 것으로 판단했으며, 침입자가 타고 있던 부유물은 국가비상방역규정에 따라 해상 현지에서 소각했다"고 설명했다. 우리군은 해상 화염 등을 근거로 북한이 공무원을 사살한 후 불에 태워 훼손하는 만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보고했다.

북측은 이와 관련, "우리는 귀측 군부가 무슨 증거를 바탕으로 우리에게 불법 침입자 단속과 단속 과정 해명에 대한 요구도 없이 일방적인 억측으로 '만행' '응분의 대가' 등과 같은 불경스럽고 대결적 색채 깊은 표현들을 골라 쓰는 지 커다란 유감을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구명조끼, 부유물이용 등을 들어 자진월북으로 파악한 우리 군의 설명과 달리 북한은 해당 공무원을 '불법 침입자'로 규정한 부분도 논란이 예상된다.

서훈 실장은 통지문과 관련해 "우리 정부가 북측에 공식 요구한 사항에 대해 신속하게 답신을 해온 것으로 사태 발생 경위에 대한 북측의 설명"이라며 "우리 국민에 대한 사과와 유감표명,재발방지내용 등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은의 사과표명 배경에 대해서는 "최근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간 친서를 주고 받은 사실이 있고 친서에서 코로나 사태로 인한 어려움과 현재 처한 난관 극복 등 남북관계 복원에 대한 기대 내용들이 담겨 있었다"고 친서교환 사실을 공개했다. 남북간 친서교환은 최근 한달내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 김정은의 사과에 대해 '이례적인 수위'라면서도 국제사회의 비난여론을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을 내놨다.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소 외교안보센터장은 "국제여론이 악화되자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자 하는 것"이라며 "진정성이 있으려면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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