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4차' 샷 이글 한방으로…이창우, 7년 만에 웃었다

입력 2020-09-27 18:06   수정 2020-09-28 00:23


‘골프 천재’ 이창우(27)가 7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며 완벽하게 부활했다. 지옥 같은 연장전을 마무리한 것은 샷이글. 핀에서 80m 거리의 러프에서 친 공이 홀 속으로 사라지자 이창우는 두 주먹을 들어올리며 환호했다.

이창우는 27일 경기 여주시 페럼CC 동서코스(파72·7216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쳤다. 최종합계 3언더파 285타를 기록한 이창우는 동타를 이룬 전재한(30)과 김태훈(35)을 연장에서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프로 데뷔 첫 승을 올린 이창우는 우승 상금 2억원도 거머쥐었다.

이창우는 1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전반 마지막 9번홀(파5)에서 첫 버디를 낚아채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뒤 12번홀(파5) 13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파 행진을 이어가며 우승 경쟁을 펼치던 이창우에게 시련이 찾아온 건 17번홀(파4).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려 보기를 적어냈고, 18번홀(파5)에선 9m 버디 퍼트를 놓쳐 살얼음판 연장전을 자초했다.

18번홀(파5)에서 열린 1차 연장에서 김태훈의 티샷이 왼쪽으로 크게 치우친 탓에 먼저 탈락했다. 같은 홀에서 홀 위치를 바꾸고 이어진 2, 3차 연장에선 승부를 내지 못했다. 승부는 4차 연장에서 갈렸다. 웨지샷이 그린에 떨어진 뒤 거짓말처럼 홀로 빨려들어갔다. 이창우는 “정말 지기 싫었다. 꼭 이기겠다는 생각으로 이를 악물고 쳤다”고 했다.

이창우는 화려한 아마추어 시절을 보냈다. 2013년 9월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을 아마추어 신분으로 제패하며 이름을 알린 그는 이미 당시 허정구배 한국아마추어선수권 우승, 한국오픈 준우승, 아시아태평양 아마추어챔피언십 우승 등을 거둔 ‘골프 천재’였다. 2014년에는 아태 아마추어챔피언십 우승자 신분으로 ‘명인 열전’으로 불리는 마스터스에도 초청받았다.

프로 무대에 뛰어든 2014년 이후엔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16년 준우승 두 번이 최고 성적. 2018년에는 1부 투어 시드를 잃기도 했다. 지난해 시드전을 거쳐 다시 올해 1부로 복귀한 이창우는 이 대회 전까지 7개 대회에 출전해 10위 안에 세 차례 들며 ‘부활’을 예고했다. 이창우는 “고석완, 김우현, 박효원 선수의 우승 때 캐디로 함께했던 여자친구(여채현 프로)가 백을 메줘 큰 힘이 됐다”며 “2주 뒤 열리는 제네시스챔피언십에서 다승에 도전해 미국에서 개최되는 더CJ컵에 도전하는 게 목표다. 마스터스도 프로 신분으로 다시 한번 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대회에는 불참했지만 주최자인 ‘탱크’ 최경주(50)의 코스 세팅은 대회 내내 선수들을 괴롭혔다. 깊은 러프와 딱딱한 그린, 좁은 페어웨이에 선수들은 버디를 노리기는커녕 파세이브를 하느라 쩔쩔맸다. 일부 선수는 ‘페럼CC 대학살’이 벌어졌다고 혀를 차기도 했다. 최종합계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는 5명뿐. 고문성 페럼CC 대표는 “최경주 프로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코스에 버금가게 대회장을 꾸미자고 의견을 모은 뒤 수시로 연락하며 미흡한 점을 보완해나갔다”며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11번홀과 14번홀에 항아리(pot) 벙커를 만들었고, 러프도 최대 10㎝에 이를 정도로 길게 길렀다”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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