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신공항 물거품 우려에…"공정성 훼손" 들끓는 부울경

입력 2020-09-28 15:42   수정 2020-09-28 16:00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안전분과의 의견을 무시한 채 표결처리로 김해신공항 추진을 강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해신공항 대신 가덕신공항 유치에 찬성 목소리를 내 온 부산시와 지역 산업계·시민단체·정치권은 “검증위가 불공정한 표결처리를 했다”고 주장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대통령이 책임을 져야한다”고도 했다.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28일 “공정과 중립이라는 원칙을 깬 검증위원회의 행보에 유감을 표한다”며 “지난 25일 진행된 검증위원회 전체회의 진행 경과와 표결처리 과정, 수정 이전의 안전분과 보고서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주장했다.

해당 안전분과는 김해신공항의 활주로에 경운산과 오봉산, 임호산 등 장애물이 산재해 항공기 착륙 시 충동 가능성이 있다고 위험성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변 권한대행은 “검증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안전분과 검증위원 다수가 분과 검증 결과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보고서에 문제를 제기하며 회의를 보이콧했다”며 “이후 검증위원장 주도로 일방적으로 표결이 처리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말했다. 전체 위원의 60%인 13명만이 표결에 참여했고, 안전분과 검증위원 4명은 진행 상황에 항의하며 불참했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검증위원장이 안전분과에서 작성한 최종보고서에 대해 수정을 지시했고, 결국 위원장의 의도에 따라 수정된 보고서가 표결에 부쳐졌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모두 사실이라면 불공정 논란이 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부산시는 “당초 검증위원회의 책임은 동남권 관문 공항으로 김해공항의 적절성에 대한 기술적 검증”이라며 “기술적 검증을 바탕으로 최종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기술검증 발표 후 정책적으로 판단해야 할 사항”이라는 입장이다.

일부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은 검증위원장의 즉각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또 표결 결과에 불복하기로 했다. 허용도 동남권관문공항추진위원회 상임공동위원장은 이날 ‘김해공항 확장안 공정검증 촉구 항의성명’을 내고 “안전분과 다수 위원들이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는데도 중립을 지켜야할 검증위원장이 국토교통부의 입맛에 맞는 보고서 수정을 지시하고, 수정된 보고서를 표결에 붙인 것은 현 정부의 최우선 정책가치인 공정성을 훼손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부울경(부산·울산시, 경남) 지역 시민단체 23명도 이날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총리실 산하에 있는 검증위가 사실상 국토부의 어용조직으로 전락했다”며 검증결과 자체를 거부하기로 했다. 가덕도 신공항 유치 국민행동본부도 오후 부산시청 광장에서 부울경 시민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박인호 동남권 관문공항 추진 부울경범시민운동본부 상임공동대표는 “불공정 행위를 저지르면서 부울경을 기만하는 김수삼 검증위원장은 즉각 사태하라”며 “가덕신공항을 찬성한 대통령이 이번 사태에 직접 책임을 져야한다”고도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울산·경남 시도당위원장들은 이날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국무총리실 신공항 검증위 전체회의 표결에 대해 “중립의무를 위반하고 공정성을 결여해 원인 무효”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기자회견에는 박재호 부산시당 위원장, 이상헌 울산시당 위원장, 김정호 경남도당 위원장이 참석했다.

부울경은 “안전문제와 24시간 가동 공항”을 요구하며 김해신공항 확장 대신 가덕신공항을 지정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지난해 6월 부울경과 국토교통부는 김해신공항의 적정성에 대해 총리실에서 검증한 뒤 그 결과에 따르기로 합의했고, 12월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구성됐다. 다음 달 셋째 주 검증위 최종보고서가 발표될 예정이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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