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필·RCO·런던심포니…대면 공연도 온라인 생중계한다

입력 2020-09-28 17:52   수정 2020-09-29 00:35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RCO),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LSO) 등 세계 최정상급 교향악단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속에서도 새로운 시즌 프로그램을 발표하고 이달부터 본격적인 공연에 들어갔다.

부정기적으로 무관중 공연을 하거나 이전 음악회 실황을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하던 데서 벗어나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올해 말이나 내년 상반기까지 무대에 올릴 공연 프로그램과 운영 방침을 확정하고 클래식 팬과 만나기 시작한 것이다.

베를린필과 RCO, LSO 등 주요 교향악단들은 방역지침에 따라 관객 수 제한과 객석 거리두기를 철저히 준수하는 대면 공연과 함께 주요 공연을 온라인으로 실시간 생중계하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짰다. 객석은 물론 연주자들에게도 띄어 앉기를 적용한다. 무대에 올릴 연주자 수가 평소에 비해 줄자 대편성 공연도 축소했다. 객석 제한 운영과 함께 ‘온라인 동시 중계’가 유럽 클래식 음악계의 ‘뉴노멀’로 자리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를린필은 지난달 28일 예술감독 키릴 페트렌코의 지휘로 쇤베르크의 ‘정화된 밤’과 브람스 교향곡 4번을 연주하며 ‘2020시즌’의 개막을 알렸다. 이어 매주 1회꼴로 음악회를 대면 공연으로 열면서 베를린필의 온라인 플랫폼인 ‘디지털콘서트홀’에서 실시간 생중계하고 있다. 내년 1월까지 평일 낮에 열리는 ‘마티네 콘서트’는 모두 취소했다. 2007년부터 13년간 이어오던 전통을 잠시 멈춘 것이다. 2002년 사이먼 래틀이 처음 선보인 후 10여 년을 이어온 클래식 교육 프로그램도 다음달까지 모두 중단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무관중 공연을 열어 유튜브에서 중계해온 RCO는 이달 새 시즌 프로그램으로 관객 수를 제한하는 대면 공연을 시작했다. 매주 1회 정도 음악회를 연다. 온라인 중계 방식은 바꿨다. RCO 공식 홈페이지에 스트리밍 채널을 개설해 공연을 실시간으로 무료 중계하고 있다. 지난 27일(한국시간)에는 신예 지휘자 클라우스 말레카(25)의 지휘로 진은숙이 올해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기념해 작곡한 관현악곡 ‘subito con forza’를 초연해 세계 클래식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LSO도 이달 초 온라인 공연에 특화된 새 시즌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클래식 스트리밍 플랫폼인 ‘아이다지오’와 영국 공영 방송사 BBC3 라디오, 마르퀴 티비, 유튜브 등 다양한 방송 채널을 활용해 음악회를 실시간 중계하거나 녹화 상영한다. 모두 무료로 상영한다. 올가을 시즌에 펼칠 메인 콘서트 4편은 유튜브에 실황을 공개할 예정이다.

지난 6일 던컨 와드의 지휘로 베를리오즈의 교향곡 ‘로미오와 줄리엣’, 레너드 번스타인의 뮤지컬 ‘온더 타운’의 세 가지 춤곡 등을 연주한 개막 공연을 시작으로 다음달 18일에는 ‘스트라우스, 한나 켄델과 바르톡’ 공연을 유튜브에서 실황 중계한다. 현지시간으로 매주 일요일 낮 12시엔 예술감독 사이먼 래틀이 지휘봉을 잡은 공연의 하이라이트를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다.

보수적인 색채가 강한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독자 노선을 걷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지난 공연 영상 공개나 무관중 온라인 공연을 전혀 하지 않았던 빈필은 지난 26일 본격적으로 시작한 시즌 프로그램에서도 대면 공연만 연다. 예술감독을 두지 않는 빈필은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헤르베르트 블롬슈테트(94)와 ‘지휘계의 차르(황제)’인 발레리 게르기예프(68)의 연주를 준비했다. 블롬슈테트가 26일 멘델스존의 ‘교향곡 3번’과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황제 왈츠’의 선율로 오스트리아 빈의 ‘황금홀’을 채운 데 이어 다음달 1~5일 4회에 걸쳐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을 지휘한다. 게르기예프는 다음달 16~19일 슈베르트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등의 대표 곡을 들려준다.

유럽에 비해 아시아와 북미권에서는 시즌 프로그램을 발표한 오케스트라가 드물다. 올해 상반기 예정됐던 대면 공연을 모두 취소한 일본 대표 오케스트라 NHK심포니는 이달 12일부터 도쿄 NHK홀에서 공연을 재개했지만 정기 프로그램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서울시향도 새 시즌 프로그램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그나마 계획했던 공연들도 잇달아 취소했다. 상황 변화에 맞춰 임기응변식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향 관계자는 “올해 말쯤에야 시즌 프로그램의 윤곽이 나올 것 같다”며 “주요 클래식 팬층이 중장년층이어서공연 계획을 보수적으로 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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