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인터뷰+] 에이스, 이름값하는 성장 곡선…"자부심 갖고 나아가야죠"

입력 2020-10-01 09:15  


아름다운 수가 놓인 두루마기, 강렬한 분위기의 컬러렌즈와 짙은 메이크업. 쉽게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가지가 만났는데 오히려 '멋'이 살아난다. 무대가 부서질 듯 파워풀하게 몰아치던 퍼포먼스는 절정에 이르러 돌연 탈춤을 연상케 한다. 한삼자락처럼 휘날리는 댄서들의 긴 소매가 흥을 돋우고 그 안에서 그룹 에이스(A.C.E)의 다섯 멤버들은 귓가를 때리는 거친 비트를 제대로 가지고 논다.

에이스(준, 동훈, 와우, 김병관, 찬)는 지난달 네 번째 미니앨범 '호접지몽'을 발표하고 타이틀곡 '도깨비'로 활동했다. '도깨비'는 제목 만큼이나 뮤직비디오, 가사, 무대 어느 것 하나 범상치 않은 구석이 없다. 강한 신스, EDM 사운드 위로 "주저하지마. 딱 나와라 와라 뚝딱, Hit me!" 등의 독특한 노랫말이 얹혀지고 무대 뒤편으로는 한국적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영상이 깔린다. 그렇게 에이스만의 차별화된 퍼포먼스가 완성됐다.

"콘셉트는 늘 바뀌겠지만 매 앨범마다 전보다 더 나은 무대를 보여드리려고 노력해요. 항상 전작보다 나은 앨범을 내자는 게 저희가 가지고 있는 신념이거든요." (동훈)

"컴백 준비를 할 때는 거의 퍼포먼스에 몰두해요. 안무를 완성시켜 놓고 라이브 연습에 매진하는 편이에요. 이번 '도깨비' 안무 난이도가 상당히 높았어요. 최상의 난이도라 특히 애를 많이 썼죠" (준)


에이스 하면 단연 콘셉트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2017년 싱글 '선인장'으로 데뷔할 당시 이들은 핫팬츠를 입고 무대를 해 '핫팬츠돌'이라 불렸고, 이후에는 크롭티 의상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어 '언더 커버(UNDER COVER)'와 '삐딱선'까지 하드 스타일과 K팝의 대중성을 적절히 섞은 꾸준한 시도로 어느새 '칼군무돌'이라 불리며 자신들만의 영역을 구축해냈다.

"데뷔 때부터 굉장히 도전적인 걸 많이 했기 때문에 이제는 평범함이 저희에게 도전이지 않을까 싶어요." (병관)

"지금까지 해온 것들이 아무래도 매니악한 거죠. 그렇다고 저희가 평범함에 대해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니에요. '얘네는 또 독특한 걸 하겠지'라고 생각하실 쯤에 노멀한 아이돌 느낌으로 나오면 팬분들이 신기해하지 않을까 싶어요. 평범함도 저희 스타일대로 녹이면 나름의 성공을 거두지 않을까요?" (찬)

에이스는 '도깨비'가 지금까지의 활동곡 중 가장 파격적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동시에 만족도도 높았다고 했다. 앞선 곡들이 멋있는 느낌이라 멤버들 모두 만족스러워할 콘셉트였다면, 판타지적인 요소가 강한 '도깨비'는 도전적인 의미가 컸다고.

"물론 아쉬운 점은 있지만 무대에 대한 만족도가 커요. 멤버들 모두 모니터를 하면서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하거든요. 점점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했어요. 무대에 대한 후회없이 만족스럽습니다." (병관)

"오랜만의 컴백이라 무대에 서는 것 자체가 재밌었어요. 되게 기다렸던 컴백이었거든요." (준)


리더 준의 말대로 '도깨비' 활동은 팬들이 오래 기다린 컴백이었다. 2019년 10월 '삐딱선' 이후 약 10개월 간의 공백이 있었기 때문. 에이스는 공백기 동안에도 팬들에게 쉬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그래서 부지런히 안무 영상 등 콘텐츠를 올리며 팬들과 소통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긴 기다림이 있었기에 '도깨비' 준비에 더욱 에너지를 쏟아 부었고, 이를 자신 있게 결과물로 내보일 수 있었다는 이들이었다.

"매번 이 갈고 준비를 하는데 그 정도가 항상 갱신되더라고요. 공백기가 길어지면 더 그런 것 같아요." (준)

"공백기 동안 처지지 않으려 노력했어요. 저희끼리 연습도 매일 하자는 목표를 정했고, 최대한 그걸 지키려고 했죠. 또 '도깨비'에 노출이 많다는 소문을 듣고 운동도 열심히 했어요." (병관)

"각자 발전할 시간이 있어서 좋기도 했어요. 부족한 부분들을 발전시킬 시간이었죠." (동훈)

간절함과 노력, 한층 발전한 실력 덕분이었을까. 이번 활동은 에이스에게 데뷔 후 첫 음악방송 1위 후보라는 기쁨을 안겨줬다.

"처음으로 1위 후보를 해봤는데 데뷔한 후로 목표했던 것에 가장 가까이 근접해진 느낌이 들더라고요. 당시에 라이브를 하는데 팬들이 1등 후보 투표를 했다고 하길래 '거짓말 하지 말라'고 했거든요. 근데 진짜였어요.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저희만 성장한 게 아니라 팬들이랑 같이 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흐릿하게만 보이던 앞으로의 갈 길이 더 선명하게 보이더라고요." (찬)

"항상 문턱에서 후보에 오르지 못했기 때문에 더 의미가 컸어요. 1위 후보라는 말을 들으니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이상한 감정이 들더라고요. 1위 후보만으로도 감사했어요. '그래도 에이스가 조금씩 올라가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또 팬분들이 많이 도와주고 있다는 생각에 감사했어요. 음악방송 맨 마지막에 전체 출연자들이 무대에 다 모이면 일부러 항상 뒤에 있었거든요. 근데 1위 후보라서 그날은 맨 앞에 섰죠. 이 모습을 꼭 팬들에게 직접 보여주고 싶었는데 막상 그 상황이 이루어졌는데 만날 수 없어서 아쉬웠어요." (동훈)

"새로운 경험을 많이 했고, 팬분들한테 큰 선물을 받았죠. 다만 직접 팬들을 만나지 못해서 아쉬워요." (준)


"우린 아직 배고프다"고 말하는 에이스는 분명히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팀이었다. 지금까지의 행보만 봐도 이제 시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데뷔 후 각종 오디션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외롭고 힘든 시간을 보낸 적도 있었지만 이제는 국내외로 이들을 응원해주는 팬들이 상당하다. 케이콘에 출연해 압도적인 무대 장악력으로 주목을 받았고, 2018년에는 미국 및 유럽에서 투어를 진행했다. 탄탄히 쌓아온 해외 팬덤을 바탕으로 지난해에도 시카고, 애틀랜타, 시애틀,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 10개 도시에서 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2018년 처음 미국, 유럽 투어를 갔을 때는 우리 곡도 많이 없어서 방탄소년단, 빅뱅 등 선배님들의 곡 커버를 많이 했어요. 그런데 지난해에는 앨범 두개를 더 내고 간 거라서 거의 저희 곡으로만 채웠죠. 팬분들도 더 좋아해주셨어요. 첫 투어 때는 K팝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이 온 느낌이었다면, 두 번째에는 에이스가 좋아서 온 느낌을 많이 받았죠. 조금 더 큰 규모의 공연장에서 온전히 저희를 사랑해주시는 팬분들이랑 함께라 재밌었어요." (병관)

"지난해에 첫 투어 때랑 똑같은 투어 장소가 있었는데 예전에는 1층만 찼다면 이번에는 2, 3층까지 다 찼더라고요. '우리가 열심히 해서 그만큼 알아봐주시고 오셨구나'라는 생각이 드니 더 재밌고 좋았어요. 말로 표현이 안 될 정도로 미묘한 감정이었죠." (찬)

"많이 성장했다는 생각에 뿌듯했어요. 재작년엔 커버곡이 많아서 미안한 감정도 많았거든요. 그때 '다음엔 더 멋있는 에이스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했는데 정말 두 개의 앨범을 추가해서 에이스만의 무대로 찾아갔고, 공연장도 만석이니 더할 나위 없이 기뻤어요. 더 진심으로 노래하고 춤췄어요." (동훈)


에이스에게 잊지 못할 순간들은 더 있었다. 미니앨범 '언더 커버'가 미국 빌보드 월드 앨범 차트 9위를 기록하는가 하면, 영화 '기생충' 아카데미 수상 축하파티에 초대돼 K팝 그룹 중 유일하게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인터뷰를 하면서도 멤버들은 당시의 기분이 떠오르는 듯 설렘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정말 꿈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앞으로 이 마음을 잊지 않고 전진하겠다는 각오도 잊지 않았다.

"저희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좋은 음악을 하고 싶어요. 기계적으로 뽑아내는 양산형 음악이 아닌 나중에 들어도 '이 노래는 정말 좋았다'고 자부심을 갖고 나아갈 수 있는 팀이 됐으면 해요. 오래오래 팬들이랑 좋은 추억을 나누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습니다." (준)

"에이스를 봐주는 사람들에게 감사하며 계속 최선을 다하는게 저희의 최선이고 행복이지 않을까 싶어요. 열심히 하다보면 기회가 올 거고, 그럼 저희는 잡으면 되는 거죠. 무대에서 성실하게 다 쏟아붓는 게 지금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해요." (동훈)

"데뷔 후 지금까지 4년을 통틀어 다섯 명이 제대로 활동해본 게 많지 않다는 생각이 최근에 들더라고요. 데뷔하자마자 오디션프로그램에 나가서 떨어지는 시간도 있었으니까요. 요즘은 이렇게 같이 활동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맙고 소중하게 느껴져요. 무엇보다 다들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준)

"예전에는 '1등 해야지', '최고가 되어야지'라는 게 목표였다면 요즘은 멤버들, 팬들과 오래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건강하게 무대를 즐길 줄 아는 팀이 되고 싶어요." (동훈)


끝으로 와우는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도깨비'로 에이스의 각오가 담긴 재치 있는 삼행시를 만들어 웃음을 자아냈다.

"오랜만에 '도깨비'로 나오게 됐는데 직접 대면하지는 못했지만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1위 후보도 하고, 정말 많은 추억을 쌓고 있는 중이에요. 이런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신 것에 감사하며 에이스도 더 발전하는 팀이 되겠습니다. 남은 활동도 아직 보여드리지 못한 게 많으니 조금 더 기다려주세요. 사랑합니다. (도)를 닦고 있습니다. (깨)알 홍보 중입니다. (비)수기는 없어요. 우리에겐 성수기만 있습니다!" (와우)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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