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인터뷰+] 다혜, 베스티 벗고 '나다움'을 입다…"'포이즌' 차트 10위 목표"

입력 2020-10-01 09:00  


장장 5년간의 긴 공백이 깨진다. 그룹 베스티에서 메인 래퍼, 메인 댄서로 활약했던 다혜가 과감히 솔로로 다시 대중 앞에 서기로 했다. 걸그룹의 틀에서 벗어난 다혜는 보다 당당했다. 무대 위에서도 '나다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게 됐다며 환하게 웃는 그의 얼굴에서는 설렘과 자신감이 느껴졌다.

"5년 만에 다시 활동하기까지 굉장히 용기가 필요했어요. 쉬는 동안 계속 혼자서 솔로 앨범을 내려고 노력했는데 쉽지 않았죠. 중간중간 포기할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결국에는 잘 버텼다는 생각이 들어요."

2013년 4인조 그룹 베스티로 데뷔한 다혜는 '두근두근', '연애의 조건', '땡큐 베리 머치(Thank u very much)', '핫 베이비(Hot Baby)', '익스큐즈 미(Excuse Me)' 등의 곡으로 활동했다. 그러다 멤버들이 하나 둘 소속사를 떠나면서 베스티는 2018년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았다. 다혜는 2017년 팀을 나왔다.

베스티가 마지막으로 낸 앨범은 2015년 '러브 이모션(Love Emotion)'. 긴 공백기 동안 다혜는 요가 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요가 책까지 발간하며 자신의 장점을 키우기도 했다. 그러나 가수로서의 그의 모습을 보긴 쉽지 않았다.

"준비를 하다가도 최종적으로 잘 안되는 일들이 많았어요. 그럴 때마다 불안하고 '이게 내 길이 아닌데 욕심부리고 집착하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죠. 그렇지만 한순간도 마음을 접지는 않았어요. 고민과 불안감이 있기는 했지만 제가 앞으로 나아가는데 방해가 될 정도로 심하진 않았거든요."

공백기 동안에도 음악을 하겠다는 의지는 단 한 번도 꺾지 않았다는 다혜. 그는 오히려 앞선 시간들이 솔로 가수로서의 자신을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고 털어놨다. 솔로 앨범을 내고 싶어서 여러 회사와 콘택트하고, 혼자 연습했던 과정들 덕분에 아이돌 다혜가 아닌, 가수 다혜에 대해 더욱 깊게 고민하고 집중할 수 있었다고.

"이제 팀 색깔대로가 아닌, 저만의 색으로 혼자 무대를 꾸며야 하는 거잖아요. 제 모습을 많이 찾아가고, 내실을 다지면서 베스티 다혜가 아닌 오롯이 솔로 가수로서의 다혜를 구축해나가는 과정이었어요. 주변에서 '바로 빨리 나왔으면 좋았을걸'이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저는 반대에요. 그 시간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회사를 만나 좋은 곡들로 활동할 수 있게 됐죠. 급하게 서두르지 않은 게 오히려 제 자신에게는 도움이 됐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보여드릴 일만 남았네요." (웃음)


그는 지난 3월 월드스타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활동 재개를 알렸다. 첫 솔로곡은 선배 엄정화의 '포이즌(Poison)' 리메이크곡이다. 솔로 데뷔를 위해 신곡을 준비하고 있던 중 리메이크 기회가 찾아와 놓치지 않았다고 한다. '포이즌'의 원작자인 주영훈이 직접 편곡을 맡았고, 효연과 청하의 히트곡 안무를 제작했던 실력파 안무팀 라치카(최리안, 심희정, 신지원)와도 손을 잡았다. 제대로 힘을 준 데뷔가 아닐 수 없다.

"주영훈 선배님이 이번에 직접 편곡을 해주셨어요. 라틴풍으로 편곡하고, 방향성 제시까지 해주셨죠. 디렉팅을 세세하게 봐주셔서 그대로 잘 소화해야겠다는 생각이 컸어요. 다행히 칭찬을 많이 해주셨어요. 대신 엄정화 선배님이 좋게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의 긴장감이 생겼어요."

엄정화는 수많은 여자 솔로 가수들이 롤모델로 꼽는 시대의 아이콘이다. 최근에는 MBC '놀면 뭐하니?'에서 이효리, 제시, 마마무 화사와 환불원정대를 결성해 또 한 번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패션부터 음악, 퍼포먼스까지 독보적인 그만의 색깔로 한국의 마돈나라 불리기도 한다. 그런 엄정화의 대히트곡인 '포이즌'을 부르게 된 것이 부담스럽진 않았을까.

"예전부터 엄정화 선배님의 팬이었는데 '포이즌'이 너무 명곡이라 처음엔 사실 주저했어요. 하지만 이런 기회 자체가 영광이고, 또 쉽지 않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서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죠. 준비하는 동안 잘하고 싶다는 생각에 굉장히 괴로웠어요. 하루 종일 저 혼자 엄정화 선배님과 같이 사는 기분이었어요. 선배님을 알아가고 싶다는 생각에 무대부터 영화까지 전부 보고 또 봤죠. 무대를 보면서 선배님은 눈빛으로 무언가를 말씀하신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저만의 것을 찾는 게 정말 어려웠어요. 어느 정도로 비슷하게 살리고, 또 다르게 표현해야 하는지 다 조심스럽고 고민이 되더라고요. 초반부는 퍼포먼스적으로 조금 더 저만의 애티튜드를 보여주려고 했지만 3절에는 원곡의 포인트 안무를 넣었죠. 대부분 편곡에 맞게 많이 따라가려고 했어요. 주영훈 선배님이 제시해 준 가이드라인대로 라틴풍을 최대한 살리려 했죠. 저만의 신나는 '포이즌'을 만들려고 노력하면서도 보컬적으로는 서정적인 느낌을 담아내려 했달까요."


'포이즌' 이후 다혜는 잇달아 신곡을 발표하며 활동에 박차를 가할 생각이다. 베스티 다혜를 기억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홀로 무대에 서는 그의 모습이 다소 신선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솔로로 변신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표현하지 못했던 '자유로움'을 찾아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이 가수 다혜에게 가장 기대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베스티 시절이 있었던 건 정말 고맙고 감사하고, 또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때는 제가 팀에 잘 흡수되어야 하고, 어떻게 하면 팀 색깔에 더 맞출 수 있을까 신경 써야 했기 때문에 저만의 음악이나 무대에 대해서는 갈증을 느끼는 게 있었던 것 같아요. 제 모습을 숨겨야 할 때도 있었죠. 과거엔 걸그룹 이미지가 있어서 밝고, 예쁜 모습에 신경을 많이 썼다면 이제는 조금 더 제 개성을 인정해 주려고 해요. 자유로워지려고 많은 노력을 했어요. 지니고 있던 편협한 생각에서 벗어나야겠다고 다짐했죠. 감수성이 풍부한 편인데 이걸 음악적으로도 드러내려고 하고, 또 퍼포먼스적으로도 걸그룹했을 땐 시도하기 어려웠던 걸 많이 하려고 합니다."

다혜는 '포이즌'으로 음악방송이나 차트에서 10위를 하고 싶다며 싱긋 웃었다. 이어 나오는 신곡으로는 과감히 1위까지 노려보고 싶다고도 했다. 3~4분가량 되는 무대가 지루할 틈 없었으면 한다는 다부진 바람도 내비쳤다.

"한순간도 눈을 떼기 어렵게 만드는 게 목표에요. 연기, 애티튜드, 안무, 노래 무엇이 됐든 3분 안에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어요. '기다릴 만했구나', '다혜가 되게 굉장히 농익어서 나왔다'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저를 새로 접하시는 분들에게는 '와 저런 사람이 있었구나'라는 놀라움을 선사해드리고 싶고요. 쟁쟁한 솔로 가수분들이 많은데 그 안에 끼고 싶다기보다는 지금까지 나오지 않은 새로운 저만의 느낌을 내고 싶은 마음입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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