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극장가에 다양한 장르의 한국 영화들이 찾아온다. 휴먼 드라마 ‘담보’를 비롯해 코미디 형사물 ‘국제수사’, 스릴러 ‘디바’, 무협액션 ‘검객’, 코믹스릴러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 등이 그것이다. 외화 화제작으로는 재난영화 ‘그린랜드’와 디즈니의 ‘뮬란’ 등이 선보인다. 국내외 예술가들의 예술 세계를 담은 네 편의 다큐멘터리도 볼거리다. 패션 거장과 현존하는 화가를 각각 다룬 ‘마르지엘라’와 ‘보테르’, 방탄소년단의 월드투어를 기록한 ‘브레이크 더 사일런스: 더 무비’, 트로트 가수 팬미팅 실화를 담은 ‘그대 고맙소: 김호중 생애 첫 팬미팅 무비’ 등이다. 예년 명절 연휴와 비교해 이렇다 할 대작은 없는 대신 차림표는 한층 다양하고 풍성해 취향에 따라 원하는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담보’는 눈물샘을 자극하는 휴먼 드라마다. 인정사정 없는 사채업자 두석(성동일 분)과 후배 종배(김희원 분)가 떼인 돈을 받으러 갔다가 얼떨결에 아홉 살 승이(박소이 분)를 담보로 맡아 키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두석과 승이가 서로 간의 거리를 좁혀 ‘부녀의 정’을 쌓게 되는 과정이 하이라이트. 가족 해체와 개인주의가 심해지는 한국 사회에 진정한 가족이란 무엇인가 반추하게 한다. 수감자들의 음악 여정을 담은 ‘하모니’(2009)의 강대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그것만이 내 세상’ ‘국제시장’ 등 휴먼 드라마들로 흥행을 거둔 JK필름과 CJ ENM의 신작.
‘국제수사’(감독 김봉한)에선 곽도원이 처음으로 코미디 연기에 도전한다. 난생 처음 필리핀으로 떠난 해외여행에서 살인범으로 몰린 촌구석 형사 병수 역을 맡았다. 낯선 땅에서 영어도 잘 안 통하지만, 남다른 형사 본능으로 쉴 새 없이 뛰고 구르는 추격 액션과 수중 액션까지 선보이며 긴장감 넘치는 수사극을 펼쳐보인다. 필리핀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는 보너스다.‘디바’(감독 조슬예)는 신민아의 첫 스릴러 도전작이다. 세계적인 다이빙 스타가 된 이영(신민아 분)과 그 뒤를 따라 피나는 노력을 하는 수진(이유영 분)은 절친한 친구 사이지만, 각자가 최고가 되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혀 있다. 그들이 함께 교통사고를 당하고, 수진이 실종된다. 곧이어 둘의 강렬한 욕망만큼 어두운 광기들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사랑스러운 이미지인 신민아의 연기 변신이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장혁의 액션물 ‘검객’(감독 최재훈)은 은둔의 삶을 살아가는 조선 최고 검객 태율이 납치당한 딸을 구하기 위해 다시 칼을 잡는 이야기다. 신흥 강국 청나라의 무리한 요구로 백성들의 삶이 피폐해지는 가운데 태율의 딸이 청나라 군사들에게 공녀로 잡혀간다. 평소 무술과 운동으로 다진 장혁이 화려한 검술액션을 선보인다.‘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감독 신정원)은 죽지 않는 외계인을 죽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인간들의 코믹 스릴러다. 신혼의 소희(이정현 분)는 하루 24시간 쉬지 않고 깨어 있는 남편 만길(김성오 분)이 자신을 죽이려는 것을 알게 된다. 만길은 지구를 차지하기 위해 온 외계인 ‘언브레이커블’이다. 소희는 고교 동창인 세라(서영희 분)와 양선(이미도 분), 미스터리 연구소 소장(양동근 분)과 합세해 싸운다. 한국 영화에서는 찾기 힘든, 독특한 발상이 강점이다.
‘뮬란’은 배우의 인권 문제 등 영화 외적인 요소들로 관심권 밖으로 밀려났지만, 액션 오락물 관점에서는 화려한 볼거리를 담은 작품이다. 고대 중국에서 병든 아버지를 대신해 전장에 뛰어든 여전사의 전설을 다뤘다. 류이페이가 뮬란 역을 맡았다.
‘브레이크 더 사일런스: 더 무비’는 한국 가수 최초로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 단독 공연 등을 펼친 방탄소년단의 월드 투어와 무대 뒤 인간적 면모 및 진솔한 이야기를 감성적으로 담았다. ‘그대, 고맙소: 김호중 생애 첫 팬미팅 무비’는 지난 8월 열린 트로트 가수 김호중의 팬미팅 ‘우리家 처음으로’ 현장을 스크린X로 생생하게 담았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