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바꾼 산업위험]④“2차전지 공급과잉 빠질 것” 신평사의 경고

입력 2020-10-05 10:02   수정 2020-10-05 10:04


≪이 기사는 09월28일(04:3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편집자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장기화로 기업의 신용 위험이 커지고 있다. 3분기 실적발표 이후 신용등급의 무더기 강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는 구조조정 및 자본확충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한국 경제를 이끄는 주요 산업별 미래는 어떤 모습인지 신용평가와 재무지표를 바탕으로 전망해본다.

2차전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국내 증시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대표업종이다. 코로나19 여파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유망업종으로 꼽히면서 대규모 유동성이 2차전지 관련주로 몰렸다. 그럼에도 신용평가사들은 2차전지 업체들에 대해 섣불리 장밋빛 미래를 그리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수요보다 많아진 공급, 원재료 가격 상승 가능성, 주요 국가 전기차 지원 축소 가능성 등 여러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2014년 약 200만대였던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량은 지난해 약 430만대까지 늘었다. 5년간 평균 15.9%씩 증가했다. 하이브리드차를 제외한 전기차 판매량 증가율은 연평균 42.3%로 더욱 가팔랐다.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서도 전기차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 속에 2차전지 대장주인 LG화학이 지난 2분기 전기차용 중대형 전지사업에서 손익분기점(BEP)에 도달하면서 국내 2차전지 관련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기 시작할 것이란 기대감이 증폭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117GWh였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2025년에는 최대 885GWh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모든 2차전지 관련 업체들이 과실을 얻진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2차전지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들이 빠르게 늘면서 공급량이 수요를 훌쩍 뛰어넘기 시작해서다. 나이스신용평가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485GWh였던 글로벌 2차전지 공급량은 2025년 최대 1567GWh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국내 대표 2차전지 제조사인 LG화학(46GWh→236GWh), 삼성SDI(40GWh→119GWh), SK이노베이션(0GWh→71GWh) 모두 생산능력을 대폭 키울 예정이다. 해당 자료는 시장조사업체인 SNE리서치의 제조사별 2차전지 생산능력 전망치를 바탕으로 추정했다.

최재호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수급에 영향을 미칠 다양한 변수를 감안하더라도 중기적으로 전기차용 2차전지 시장은 상당한 공급과잉 상태에 빠질 것”이라며 “기술력이나 가격경쟁력이 약한 업체들은 시장지위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원재료 가격이 언제 뛸지 모르는 것도 부담으로 꼽힌다. 2차전지의 핵심 원재료인 리튬, 니켈, 코발트는 매장 지역이 제한돼 있다. 코발트의 경우엔 전 세계 매장량의 50% 이상이 콩고에 집중돼 있다. 앞으로 2차전지 생산이 크게 확대되는 과정에서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현재 2차전지 팩의 제조원가에서 원재료 구매가 차지하는 비중만 절반에 달한다.

주요 국가들의 친환경차 지원정책이 바뀔 수 있다는 것도 변수다. 현재 전세계 여러 국가에서 보조금 지급, 세금 감면 등을 통해 친환경차 산업을 지원하고 있지만 세수 감소 등으로 정부 예산이 줄어들면 지원 규모도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아직 전기차 가격이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비싼 상황에서 정부가 지원을 줄이면 전기차시장의 성장세도 둔화될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에선 정부가 친환경차 구매에 대한 보조금을 축소한 여파로 친환경차 판매량이 급속히 감소했다.

최 연구위원은 “안 그래도 국제 유가하락으로 내연기관차 대비 전기차의 경제적 효용이 이전만 못한 상황”이라며 “정부 지원이 줄어들어 소비자의 부담이 커지면 전기차 판매량이 지금처럼 급격히 늘어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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