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바꾼 산업위험]⑤“은행 신용카드 등 여신 부실 과소평가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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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10-05 10:47  

[코로나가 바꾼 산업위험]⑤“은행 신용카드 등 여신 부실 과소평가 상태”

≪이 기사는 09월29일(06:55)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편집자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장기화로 기업의 신용 위험이 커지고 있다. 3분기 실적발표 이후 신용등급의 무더기 강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는 구조조정 및 자본확충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한국 경제를 이끄는 주요 산업별 미래는 어떤 모습인지 신용평가와 재무지표를 바탕으로 전망해본다.

은행과 신용카드사 등 여신 금융사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정부의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으로 좋은 실적을 냈다. 그러나 금융부문 잠재 리스크가 결국은 현실화할 것이란 우려도 커지는 가운데 여신금융업종의 위험을 점검한 리포트가 나왔다.

은행권은 상반기말 기준 시중은행의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4%로 12년 만의 최저로 나타나고 있지만 착시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신용카드사의 경우에도 저신용자 다중채무자들의 여신이 급속히 부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캐피탈 업권에선 경기 민감도가 높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 기업대출 등의 비중이 높은 곳의 위험도가 높다고 분석됐다.

○영남권 지방은행 건전성 우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24일 ‘유동성 확대에 따른 실물경제와 금융회사 실적 간 괴리 심화, 금융업종별 실질 건전성 수준’ 보고서에서 은행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모의 건전성 평가)를 실시한 결과, 시중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최대 1.6%까지 오른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한국 시중은행들은 정부 정책에 따라 피해기업에 35조9000억원의 신규 대출을 집행했고, 54조7000억원 규모의 기존 여신 만기를 연장했다. 이 같은 금융지원은 한 순간 '폭탄'으로 돌변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최악의 경우 은행권이 작년 한 해 순이익의 절반 이상(56.7%)을 충당금으로 추가로 쌓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스트레스 테스트는 항공·운송업과 여행업 숙박업 코로나19로 한계에 몰린 23개 업종의 여신을 중심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의 실물경기 악화 상황을 가정해 실시했다.



은행 별로 살펴보면 부산·경남은행과 대구은행 등 영남권 지방은행들의 건전성 악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시중은행들은 취약업종 여신 비중이 31.7% 정도인데 비해 경남은행은 44.1%, 대구은행 38.2%, 부산은행 33.9% 등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지방은행들은 취약업종에서도 중소기업 여신 비중이 높아 건전성 저하 폭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지방은행들의 부실채권 비율이 최대 2.6%로 증가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충당금을 쌓는 데 작년 순이익의 거의 전부(95.1%)를 써야 한다는 것이다. 김서연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정부 정책 때문에 부실여신 증가가 지표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향후 정부의 대출 원리금 상환 유예가 종료되면 건전성 하락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저신용자 대출 많은 롯데 하나 우리카드 위험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신용카드 업종 역시 역시 잠재취약자산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롯데카드와 하나카드가 부실화 위험이 높은 카드사로 지목됐다.

상반기말 카드사들의 연체율(1개월 이상·금융감독원 기준)은 1.4%로 전년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부실 선행지표로 알려진 가계의 가처분 소득 대비 부채비율은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카드사들과 비슷한 고객군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저축은행과 캐피탈사의 소매대출 규모 역시 꾸준이 늘어났다.



업계 중하위권 카드사들은 대출성 자산 증가폭이 특히 높았다. 신용카드업계의 2018년말 대비 올 상반기 대출성자산 증가율은 평균 1.2%인데 비해, 우리카드는 대출성 자산이 6% 늘어났고 하나카드는 3.8%가 증가했다. 우리·하나카드의 전체 대출성 자산 비중 역시 각각 47.1%, 46.5%로 업계 평균인 38.1%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높은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총 자산 가운데 취약자산(신용등급 6등급 이하인 차주에게 나간 대출)의 비중 역시 하나카드(17.3%)와 우리카드(16.8%) 롯데카드(16%) 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카드사들의 연체율이 13.9%에서 18.3%까지 치솟았던 2008~2009년 수준의 실물경기 충격을 가정하고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롯데 하나 우리카드의 내재손실 규모가 전년도 순이익의 50%에 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기업대출 의존도 높은 캐피탈사 '위태'

캐피탈사의 경우 회사별로 대출 자산의 구성에 따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위험도가 차별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할부금융이나 가계대출 비중이 크고 신용도 AA등급 이상인 현대캐피탈, KB캐피탈 등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일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중고차와 상용차 금융 비중이 높은 일부 캐피탈사의 경우 부실화 우려가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기업금융 비중이 높으면서 신용등급이 A등급(기관투자가 투자 가능 신용등급 중 밑에서 두 번째) 이하인 효성캐피탈과 메리츠캐피탈 등은 위험에 취약한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투자캐피탈 역시 실질 자기자본비율이 저하될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그룹에 속한 메리츠 한국투자 애큐온 한국 효성 오케이 키움캐피탈 등 7개사는 올하반기 총자산수익률(ROA)이 상반기 대비 -5.9%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출자산 뿐만 아니라 투자자산도 경기 하락시기의 위험요소로 지목됐다. 윤성국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사모펀드(PEF)와 같은 고위험 투자자산 또한 극심한 경기변동 상황에서 손실로 돌변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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