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바꾼 산업위험]⑨위험 관리 능력, 시험대에 오른 캐피털사들

입력 2020-10-08 09:45  

≪이 기사는 10월07일(05:48)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편집자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장기화로 기업의 신용 위험이 커지고 있다. 3분기 실적발표 이후 신용등급의 무더기 강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는 구조조정 및 자본확충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한국 경제를 이끄는 주요 산업별 미래는 어떤 모습인지 신용평가와 재무지표를 바탕으로 전망해본다.

캐피털사들의 위험 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캐피털사들이 기업여신·투자자산 비중을 늘린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자산건전성 하락 가능성이 커진 탓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캐피털사들의 신용 위험을 점검하면서 "다른 금융업권과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데다 고위험·고수익 사업 구조가 고착화 하면서 실적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캐피털사들은 최근 사업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바꾸고 있다. 기존 물적금융 중심의 할부리스 업체에서 기업금융 등을 주로 취급하는 여신전문·투자금융 업체로 변모하고 있다. 자동차 금융과 할부리스 자산 비중이 줄고 기업금융과 투자자산 비중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올 상반기 말 기준 24개 국내 캐피털사의 기업여신과 투자자산 비중은 총 자산의 40%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캐피털사들의 이런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에 우려의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국내 경기 둔화와 코로나19 등을 감안할 때 사업 여건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박현준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주요 차주인 중소기업의 채무 상환 능력이 나빠질 가능성이 있어 기업 여신 부문의 대손비용 증가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주가지수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라 투자자산 가치가 하락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캐피털사들의 선제적인 위험 관리 능력 확충이 시급하다는 설명이다.

캐피털사들의 변화에도 이유는 있다. 일단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운용수익률이 가장 큰 이유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저금리가 기조가 계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반적인 운용자산 수익률이 낮아졌고, 적정 수익성 유지를 위한 고수익 자산 투자 수요가 커졌다.

여기에 기존 물적금융 시장은 포화 상태에 달했다. 대표적인 물적금융 자산인 자동차와 기계설비 등의 수요는 사실상 성장이 멈췄다. 다른 금융업권에서 여신을 확대하면서 캐피털사의 물적담보 금융 활용도는 점차 낮아졌다.

신용카드사의 영향도 컸다. 신용카드사들이 자동차 금융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신차 금융시장의 점유율을 빼앗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캐피털사들은 중고차와 렌터카 자산을 취급하는 방식으로 자동차 금융 자산을 늘렸다. 결과적으로 기존 물적금융을 대체할 수 있는 신규 사업이 캐피털사에 필요했던 셈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분할 상환 구조인 할부금융 자산 비중이 줄면서 연체율 지표의 부실위험 설명력도 떨어졌다"며 "거액 기업여신과 투자자산이 늘면 연체율 지표는 개선되겠지만 차주의 미래 상환 능력을 반영한 건전성 지표는 과거에 비해 저하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캐피털사 간 실적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란 전망도 많다. 기업금융과 투자금융은 물적금융에 비해 투자 대상 발굴과 위험 관리에 높은 전문성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개별 캐피털사의 사업과 위험 관리 역량에 따라 실적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캐피털사들에 거액 기업여신의 실질 만기를 감안한 유동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기업여신의 일부는 만기 연장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기 조달과 장기 운용 사이에 유동성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나이스신용평가는 앞으로 캐피털사들의 신용등급을 결정할 때 잠재적 신용 위험과 수익성에 대한 정성적 평가를 좀 더 강화할 방침이다. 나이스신용평가 기준 AA급 캐피털사로는 현대캐피탈, KB캐피탈, 하나캐피탈, 미래에셋캐피탈, IBK캐피탈, 신한캐피탈 등이 있고 A급으로 아주캐피탈, 메리츠캐피탈, 한국투자캐피탈 등이 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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