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폭스, 공정 혁신으로 세계시장 51% 점유

입력 2020-10-12 17:13   수정 2020-10-13 01:28


콘덴서는 전자제품 회로에 전류가 일정하게 흐를 수 있도록 제어하는 부품이다. 과전류가 흐르면 이를 보관했다 공급하는 일종의 댐 역할을 한다. 스피폭스는 알루미늄 콘덴서 케이스(용기) 분야에서 세계 시장점유율 1위(칩 콘덴서 기준) 회사다.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약 51%(작년 말 기준)에 달한다. 국내 콘덴서 업체는 물론 니치콘, 케미콘 등 일본 콘덴서 기업까지 고객사로 두고 있다.
콘덴서 수요 증가 추세
스피폭스는 1985년 창업 이후 줄곧 콘덴서 케이스를 생산했다. 콘덴서 케이스는 평평한 알루미늄 판에 압력을 가해 원통형으로 늘려 가공한다.

창업 초기부터 원가 절감을 고민했던 김용래 스피폭스 사장은 알루미늄 판을 통째로 가공하던 기존 방식을 바꿨다. 판에서 원형 모양으로 잘게 오려낸 뒤 각각의 원판에 압력을 가해 케이스를 제조하는 공정을 개발했다. 김 사장은 “같은 알루미늄 판에서 제작할 수 있는 케이스 수가 늘어나 원가가 30% 이상 줄었다”고 설명했다.

스피폭스는 콘덴서 케이스에 폴리에스테르(PET) 필름을 입히는 기술도 세계 처음으로 개발했다. 콘덴서의 절연성·내열성을 높이고, 제품 사양을 표면에 인쇄하기 위해 필름이 쓰인다. 김 사장은 “PET 필름을 붙인 콘덴서 제품은 290도 고온에서도 성능을 유지한다”며 “일본도 PET 제품을 개발하려 했지만 알루미늄에 부착하는 기술력이 부족해 실패했다”고 했다.

PET 필름을 붙인 콘덴서 케이스는 2002년부터 대량 생산에 들어갔다. 현재 회사 매출의 9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2000년 PET 필름 가공업체인 자회사 알펫을 설립했다.
신사업은 온돌용 열전도판
아파트 바닥에 시공하는 ‘온돌용 열전도판’은 스피폭스만의 독특한 신사업이다. 콘덴서 케이스 생산을 위해 알루미늄 판에서 원형 조각을 잘라내면 남은 알루미늄은 고철 신세다. 김 사장은 알루미늄이 열 전도율이 높다는 것에 착안해 원형 구멍이 뚫린 판에 도금을 해 열전도판 자재로 만들었다. 김 사장은 “열전도판을 깔면 난방비가 20%가량 줄어드는 효과에 대한 정부 성능인증을 받았다”며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과 아파트 자재로 넣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했다.

연세대 건축공학과를 나온 김 사장은 건설회사에서 잠시 일하다가 낡은 콘덴서 공장을 사들여 사업에 뛰어들었다. 순항하던 사업은 수출기업들이 체결했던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계약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2008년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환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었다.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2015년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법정관리 중에도 콘덴서 매출을 꾸준히 유지한 끝에 2017년 법정관리를 졸업했다.

이천=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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