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없는 관광비행이 대세?…아시아나 이어 LCC도 출시

입력 2020-10-14 10:56   수정 2020-10-14 10:59


항공사들이 잇따라 목적지 없는 비행 상품인 이른바 '관광 비행'을 선보이고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국제선 운항이 축소된 상황에서 궁여지책으로 '여행 가는 척' 국내 상공을 비행하는 상품을 임시 운영하게 된 것이다.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형항공사(FSC)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잇따라 목적지 없이 비행하다 돌아오는 관광 비행을 판매하고 나섰다.

에어부산은 오는 30일과 31일 '목적지 없는 비행 상품'을 운영한다. 30일은 김해공항에서, 31일은 김포공항에서 진행한다. 오전 10시30분 각 공항에서 출발해 한반도 전역과 제주 상공을 2시간 30분간 비행한 후 오후 1시 출발 공항으로 귀항하는 여정이다. 항공권 운임은 공항 사용료 등을 포함한 총액 기준 15만4000원이다.

운항 항공기는 에어버스의 최신 항공기인 A321LR 항공기다. 코로나19 상황 등을 감안해 실제 좌석 수보다 100석 축소된 120석에 대해서만 예약을 진행한다.

에어부산은 "이번 관광 비행 상품이 '항공의 날'을 맞아 비행기와 항공사에 관심이 많은 '항공 마니아'를 위해 특별히 기획됐다"며 "운항·캐빈승무원과 정비사 등 항공 전문가들이 기내에 동승해 항공 전반에 대한 소개와 질의응답 시간을 진행한다"고 전했다.

탑승객에게는 운항승무원이 항공일지를 작성할 때 사용하는 파일럿 로그북 등 다양한 기념품을 제공한다. 기내식으로는 실제 승무원들이 먹는 '크루밀'이 제공된다. 30일 김해공항 출발 항공편 예약자 중 선착순 희망자 50명에게는 에어부산 사옥 내 훈련시설과 운항 통제실 견학 기회도 준다.


앞서 제주항공도 목적지 없는 '비행기 속 하늘여행'을 내놨다. 이달 23일 오후 4시에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오후 5시30분에 다시 인천으로 돌아오는 여정이다. 운항 항로를 선으로 연결하면 하트 모양이 그려져 '가을 하늘의 낭만여행'을 표방한다. 예매는 제주항공 홈페이지에서만 가능하다.

제주항공은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해외여행이 어려운 시기에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으로 돌아오는 항로는 '해외여행 기분'을 느끼고 싶은 고객 수요를 일정부분 해소시켜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하나투어와 손잡고 오는 24일과 25일 국내 상공을 약 2시간씩 비행하는 'A380 특별 관광 상품'을 선보여 1차 판매분이 완판된 바 있다. 특히 예매 첫 날에는 1차 판매분 비즈니스 스위트석과 비즈니스석이 20분 만에 매진돼 화제를 낳았다.

해당 관광상품에는 '하늘 위의 호텔'로 불리는 초대형 항공기인 A380 기종이 투입됐다. A380은 그동안 국내선 항공편에는 투입이 되지 않던 기종으로, 코로나19 여파로 현재 운항이 중단된 상태다.

항공업계에선 당분간 이 같은 관광비행 상품 출시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코로나19 장기화 속 여객 수요 추락을 조금이라도 보전하기 위해 항공사들이 고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비단 국내 여행업계 만의 움직임이 아니다. 해외에선 대만과 일본의 일부 항공사가 한 발 앞서 유사한 상품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일본 항공사 ANA는 도착지 없는 비행의 일환으로 하와이 여행 기분을 내도록 상품을 기획했다. 지난달 항공사 타이거에어는 제주 상공을 여행하는 항공편 체험상품인 ‘제주 가상출국여행 얼리버드 프로모션’ 상품을 출시하자마자 4분 만에 120석 판매가 완료되기도 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국가에서 해외 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 등 규제가 유지돼 국제선 운항 재개가 요원하다"며 "각 항공사들이 화물 사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자구책을 마련하기 위해 뛰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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