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준, 탈세 의혹 제기하자…"미디어만 믿는 개·돼지" [전문]

입력 2020-10-14 17:56   수정 2020-10-14 17:58





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유)이 자신에게 탈세 의혹을 제기한 네티즌에게 "개 돼지"라고 조롱해 논란이 되고 있다.

유승준은 1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2002년 군대에 가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실망을 드린 점은 죄송하다"면서도 "마음을 바꾼 것이 위법할 일인가,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이 위법한 일인가"라고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자신에게 "네가 봐도 뭐 같은 나라에 왜 오려고 하냐"며 "관광비자로 오면 되지 않냐. 탈세하려고 하는 거 누가 봐도 뻔한데 뭔 사설이 기냐"고 입국에 부정적인 의견을 보인 네티즌에게 "누가 세금 면제해 준다고 하냐"며 "미디어만 믿는 개, 돼지 중 한 명이구나"라고 저격했다.

또한 DM(다이렉트 메시지)로 "당신은 잘못을 한 게 아니라 범죄를 저지른 것"이라며 "이것만큼은 확실히 말해라. 얼렁뚱땅 넘어갈 생각일랑 말고"라는 의견에는 "판사님이신가봐요? 소설 쓰기는"이라고 비아냥이 섞인 글로 답했다.

이날 오전 모종화 병무청장은 국회 국방위원회 병무청 국정감사에서 유승준의 입국 금지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모 청장은 유승준과 관련된 질문에 "유승준이라는 이름을 쓰고 싶다"며 "한국 사람이 아닌 미국 사람이니 스티브 유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유승준에 대해 "2002년 병역 의무를 부여했음에도 국외 여행 허가를 받아 일주일 만에 미국 시민권을 획득해 병역을 면탈한 사람"이라며 "병역 의무를 스스로 이탈했고 국민들에게 병역 의무를 약속했음에도 그것을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스티브유가 입국해 연예 활동을 한다면 신성하게 병역 의무를 다하는 우리 장병들의 상실감이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유승준은 "실망감을 드린 것은 죄송하다"면서도 "그 문제를 가지고 대한민국 안전보장 등을 이유로 무기한 입국금지 조치를 하고, 18년 7개월이 지난 지금도 당시와 똑같은 논리로 계속 입국을 거부하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모 청장에게 장문의 편지를 전했다.

유승준은 또 "당시는 병역에 있어 지금과 같은 영주권자에 대한 제도적 고려가 없었기 때문에 영주권이 상실되지 않고 가족과 함께 살 수 있으려면 부득이 시민권을 취득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었다"며 "결국 가족들의 설득과 많은 고민 끝에 막판에 시민권을 취득하게 되었지만 이 과정에서 어떠한 위법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 대법원의 유승준에게 비자를 발급해줘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것을 전하면서 "그런데도 정부가 최근 저에 대한 비자 발급을 다시 거부하고, 오늘 병무청장님이 입국 금지가 계속 유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점은 대단히 유감스럽고, 부당한 처사"라고 했다.

하지만 유승준의 글에 여전히 비판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유승준도 날 선 반응을 보이면서 논란이 불거진 것.

결국 유승준은 "소모전 이제 그만"이라며 "나도 조금 흥분한 거 인정. 그래도 사랑해"라는 글을 게재하며 논쟁을 마무리하려 했다.

2000년대 국내에서 가수로 왕성하게 활동하던 유승준은 2002년 1월 돌연 미국으로 출국,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이 면제됐다. 당시 '국방의 의무를 다하겠다'던 그의 말과 정반대되는 행동으로 국민적 공분을 샀다.

사회적 논란이 일자 정부는 그해 2월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유승준의 입국금지를 결정, 18년째 이러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유승준은 이후 비자 발급을 거부하는 한국 LA총영사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지만, 여전히 국내 입국길은 막힌 상태다.
병무청장에게 보내는 스티브유(유승준)의 편지 전문

병무청장님.

한국 병무청장님은 오늘 국회 국정감사에서 저에 대한 입국 금지가 계속 유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 이유로는 제가 병역 의무를 이행한다고 누차 약속했음에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여 병역의무를 이탈했고, 제가 입국하면 장병들의 상실감이 클 것이라는 점을 들었습니다.

제가 2002년 당시 군대에 가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많은 분들에게 실망감을 드린 점은 지금도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문제를 가지고 대한민국 안전보장 등을 이유로 무기한 입국금지 조치를 하고, 18년 7개월이 지난 지금도 당시와 똑같은 논리로 계속 입국을 거부하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국에서 데뷔할 때 이미 가족과 함께 미국 이민을 가 오랫동안 미국에서 거주한 영주권자였고, 미국에서 사는 교포 신분으로 활동을 했습니다.

당시는 병역에 있어 지금과 같은 영주권자에 대한 제도적 고려가 없었기 때문에 영주권이 상실되지 않고 가족과 함께 살 수 있으려면 부득이 시민권을 취득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었습니다. 결국 가족들의 설득과 많은 고민 끝에 막판에 시민권을 취득하게 되었지만 이 과정에서 어떠한 위법도 없었습니다. 영주권자가 시민권을 취득한 것 자체는 위법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마음을 바꾼 것이 위법한 일입니까? 아니면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이 위법한 일입니까?

지난 5년간만 따져도 외국 국적을 취득하여 병역의 의무가 말소된 사람이 2만 명이 넘습니다. 1년에 4천 명 정도입니다. 하지만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시민권을 취득했다고 간주되어 입국 금지를 당한 사람은 대한민국 역사상 제가 처음이자 마지막입니다. 법 앞에는 부한 자나 가난한 자나, 권력이 있는 자나 그렇지 않은 자나, 유명한 자나 무명한 자나 그 누구나 모두 형평해야 할 것인데도 말입니다.

저는 대한민국의 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외교관계 등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저는 범죄자도 아니고, 권력자나 재벌도 아니며 정치인은 더더욱 아닙니다. 저는 아주 예전에 잠깐 인기를 누렸던 힘없는 연예인에 불과합니다.

유승준이 아닌 스티브 유로 불려도 저의 뿌리는 대한민국에 있고, 고국을 그리워하는 많은 재외동포 중 한 사람인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연예인으로서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한 잘못이 있지만, 이를 두고 정부가 나서서 몇 십 년째 대한민국 안전 보장 등을 이유로 대한민국에 발도 디디지 못하게 막는 것은 엄연한 차별이자 인권침해입니다.

5년 동안 계속된 소송에서 대법원은 저에게 비자를 발급해줘야 한다는 취지로 판시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도 정부가 최근 저에 대한 비자 발급을 다시 거부하고, 오늘 병무청장님이 입국 금지가 계속 유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점은 대단히 유감스럽고, 부당한 처사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다시 제기한 소송에 대하여 법원의 올바른 판단을 기대합니다.

#18년 7개월 #똑같은 원리 #마음을 바꾼 것이 #위법한 일입니까?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이 #위법한 일입니까?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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